이재용(52) 삼선전자 부회장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수사심의위는 삼성그룹의 합병 의혹 사건에 대한 이 부회장 등 관계자 불기소 및 수사를 중단할 것을 26일 권고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우회,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판단을 받겠다는 삼성 전략에 따라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26일 이같은 결론을 내놨다. 친(親) 삼성 수사심의위원장 선정 등 논란 속 예견된 결정으로 ‘참담하다, 짜고친 고스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불기소 결정을 내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당초 양창수(68) 전 대법관이 맡았다.

친(親) 삼성 이력으로 논란이 일자 수사심의위 일정이 나온 16일, 그는 위원장 부적격 논란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꿔 심의위를 회피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 규정에는 ‘심의대상 사건의 관계인과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있어 심의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회피 신청을 하게 돼 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한 경제지에 기고한 글에서 이재용의 불법승계 사안에 대하여 민법학자의 시각이라며 불법적인 상속이 있어서 재산을 물려받은 자는 사과할 이유도 책임도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민법학자의 자기 부정에 가깝다, 안타깝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처남이 이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 권오정(63) 삼성서울병원장으로 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앞서 양 전 대법관은 지난 2009년 5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등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에 참여, 1·2심에서 CB를 헐값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허태학·박노빈 에버랜드 전 대표이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는데 찬성한 대법관 중 한 명이었다. 같은날 열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조세포탈 등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 상고심 재판부(대법원 2부)도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부분에 대해 항소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양 전 대법관은 이 사건 재판장이었다.

양 전 대법관은 심의기일인 26일 출석, 회피 의견을 공식화하고 향후 절차 등을 안내한 뒤 퇴장, 수사심의위는 심의기일에 나온 현안위원 15명 중 위원장 직무대행을 투표로 선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을 의식해 나름의 구색은 갖춘 모양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본 심의 결과는 참담했다.

‘짜고친 고스톱’

심의위 결정에 대해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초법적 존재인가(서**)’, ‘재벌은 법 안 지켜도 된다면 누가 법 지키나(윤**)’, ‘이것 정말 웃긴다. 이제는 압수수색시, 서버 디스크 공장 바닥에 공구리 쳐도, 직원 임원들 자발적인 것이고 기소도 못한다(Dae**)’, ‘문재인정부 하에서는 적폐청산은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 이러려고 촛불혁명 했나, 자괴감이 든다(파***)’ 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수사심의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자는 분노도 있었다.

한 현직 변호사는 트윗에서 “검찰개혁의 시작은 조국수호, 중간과정은 윤석열 비난하기, 그 완성은 이재용 불기소인가. 어이없는 웃음이 절로 난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26일 ‘검찰수사심의위의 이재용 불기소 권고, 깊은 유감’ 논평에서 승계작업을 인정한 대법원 판단 및 엄중한 범죄혐의 무시한 처사로 검찰에 불법승계 위한 합병 및 분식회계에 대해 기소할 것을 요청했다.

논평은 “어떠한 논리도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삼성의 손을 들어준 (수사심의위) 현안위원들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 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 존재를 인정하며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법원이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하면서도 ‘기본적 사실관계가 소명됐다’며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기소 자체를 하지 말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졌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사심의위는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설치된 것인데, 재벌총수인 이재용에게 유리한 판단을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블로그에서 밝혔다.

황희석 의원(열린민주당 비례대표)은 페이스북을 통해 “결과만을 놓고 보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지적을 피할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구속 여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심의위의 불기소 의견이 경영권 승계를 노린 합병, 그리고 이를 위한 평가서류 조작 등의 범죄혐의와 국민연금 등의 손실 초래라는 현실적 피해에 대해 눈을 감고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조직적인 불법 승계 추진 과정에서 4조5000억원 분식회계 및 주가조작, 국민연금에 5000억원 손실, 관련 증거 인멸 등 엄중한 범죄 의혹에도 검찰심의위라는 장치를 통해 초법적으로 군림하는 상황이 됐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