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ICO 99%는 사기라고 보면 된다.” 가상화폐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 글로벌 블록체인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에서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이 강조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한국은 세계 최대 알트코인 보유국이다. 올해 초 관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가상화폐 투자 금액의 30%를 차지하며 이중절반 이상인 54.7%를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잡코인)에 투자한다. 비트코인 거래규모는 10%대에 불과하다.

세계 1위 알트코인 보유국이된 한국 가상화폐 시장은 ‘갈라파고스’ 다. 기획시리즈 두 번째, 블록체인 기술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가상화폐  ICO 금지 현황과 배경을 짚어본다.

#국내 ICO 사기 피해 최대 10조…경기침체 속 ‘스캠’ 기승

# 미국 중국 등 블록체인 ‘기술’ 강국 “가상화폐 ICO 금지”

# 가상화폐 세력‘보이지 않는 손’…투자자-발행업체-홍보매체 커넥션

# 신뢰할 수 없는 분산화…아마존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블록체인 노드

# ‘ICO 대박’그 이후…가상화폐 프로젝트 검증

금융감독원 등 정부 당국은 국내 가상화폐 등 유사수신 사기 규모를 10조로 추산, 가상화폐 스캠 피해가 급증 추세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광풍 속에도 블록체인 기술 투자는 지지부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블록체인 기술 분야 투자 금액은 500억원 대에 불과했다.

한국의 알트코인 투자 열기는 세계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미국 블록체인 기술 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기술보다 (가상화폐)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 향후 5년간 10배 성장 전망

블록체인은 산업과 사회를 혁신하는 기반 기술이자 인프라로 세계 블록체인 관련 시장은 향후 5년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은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공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초 발간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금융거래 비용절감, 안전하고 편리한 데이터 활용, 사물인터넷 기기 간 자율협업 지원 기반으로 작용 할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성, 투명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디지털 경제에 신뢰를 더하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IBM은 리눅스와 공동 개발한 오픈소스 블록체인 생태계 ‘하이퍼레저 패블릭’을 기반으로 400여 기업들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기준 실제 비즈니스 활용 유즈 케이스가 100여건에 달한다.

미국과 영국은 2015~2016년 이후 기술 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토지대장등록에 블록체인을 도입, 관련기관이 동시에 대장 등록업무 처리하도록 했다.두바이 정부도 2016년 정부 전자문서관리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에스토니아 전자시민권, 온 두라스 토지대장 등 블록체인을 공공서비스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반면, 국내는 가상화폐 광풍에 도 불구하고 정작 블록체인 기술은 본격적인 확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블록체인 사업들은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개념검증(PoC, Proof of Concept) 수준이다. 선진국 대비 기술력도 낮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경쟁력에서 한국은 미국의 76% 수준으로, 2.4년의 기술 격차가 존재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블록체인 기술 시장은 500억원 미만으로 생산적 활용에 투자가 미흡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30여개, 전문가 600여명 수준이다.

中 가상화폐거래, ICO금지 …美 기관·공인투자자만 허용

주목할 것은 블록체인 선진국 미국과 중국이 가상화폐 불법행위를 감시, 관련 투자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중국은 ICO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은 투자에 한해 기관 및 공인투자자(Accredited investor) 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한때 중국은 비트코인 전 세계 채굴량의 80%, 거래량의 95%를 차지했으나 2017년 9월 중국 국무원 주도로 가상화폐 거래소들을 폐쇄, ICO 전면 금지 등 강력한 규제조치를 취했다.

그 배경은 금융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의 해외유출 △가상통화가 자금세탁 등 각종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중국 당국은 2013년 말부터 가상통화 관련 규제정책을 마련, 거래가 과열되기 시작한 2017년 하반기 규제강도를 높였다.

미국은 가상통화를 활용한 불법행위 규제, 가상통화의 과세 대상 기준, 자산운용사의 가상통화 투자 등의 금융감독에 초점을 맞추고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미국 정부는 가상통화에 대한 정의와 범위를 규정, 기존의 법안 틀 안에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 관련 연방법에 따라 가상통화 관련 거래도 등록의무를 가진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기관 중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관련 내용을 공시한 기관은 금융범죄단속국(FinCEN: 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과 국세청(IRS: Internal Revenue Service)이다. IRS는 가상통화를 증권과 같은 상품이자 자산(property)으로 정의하고 과세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영국 등 주요국들은 대부분 현행 가상통화의 익명성이 조세회피, 테러 지원, 마약밀매, 불법자금 융통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차단되면서 중국계 가상화폐 자본의 한국 시장 진출이 늘고있다.

잡코인 ‘고래’ 한국…비트코인거래 원화비중 3.6% 

국내 ICO를 금지중인 한국은 ICO 투자와 가상화폐 거래는 방치해왔다. 그사이 ‘99%사기’로 지목 된 잡코인이 독버섯처럼 자리잡았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월 발표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금액은 36억1000만 달러(3조9천385억원)로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금액의 29.8%이다. 이중 비트코인 총량 중 국내 거래규모의 비중이 15.3%였지만,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거래에서는 54.7%에 달했다.

이 같은 잡코인 쏠림은 최근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계 주요 가상화폐거래소 전체에서 한국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이달 24일, 관련 데이터를 제공중인 거래소(코인힐스) 통계 기준 각국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은 미국USD 53.2%, 일본JPY 40.4%, 한국KRW 3.6%, 유럽EUR 1.6% 순이다. 원화 비트코인 거래 비중이 2~3% 대로 줄어든 만큼, 올초 세계 잡코인 거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한국의 잡코인 보유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 상당부분은 국내외 가상화폐 ICO로 흘러들어 정확한 집계조차 불가능하다.

‘잡코인(Alt-Coin)’은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 후에도 가격등락이 심하고, 스캠과 상장폐기가 빈번하게 일어나 위험한 투자로 분류된다.

잡코인 쓰나미 속 투자자 보호 부실 … 스캠 급증

잡코인 비중이 증가한 것은 중국의 관련 금지조치에 따라 올해 초부터 후오비 등 중국 가상화폐 업체가 대거 한국으로 몰려온데 따른다. 이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해 초 ‘가상통화 관련 주요국의 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정부의 극단적 조치에 따라 상당수의 중국 가상통화 거래 및 관련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국내 시장 혼란 방지, 투자자 보호, 규제 실효성 등을 위해 중국과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는 매달 100~200여개 가상화폐가 난립하고 있다. 금감원과 경찰청 등 당국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는 2000여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의 거래구조와 가치변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투자자들에게 가격상승을 빌미로 투자금을 편취하는 다단계‧유사수신 사기도 급증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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