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비대원이 70대 노인 인권침해 발언과 반말 검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경비대원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으로 국회직원을 사칭했다. 검문검색에 대해 메뉴얼도 마련하지 않은 국회사무처는 경찰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3일 오전 국회도서관을 이용하려던 A씨(70세)는 국회를 들어오는 길에 경비대원의 검문검색을 받았다. A씨는 국회 도서관에 들어서며 국회경비대원의 인권침해적 발언에 불쾌감을 토로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평소 약을 복용해 가방에 약봉지가 많다. 손자 같은 경비대원에게 짐이 왜 이렇게 많냐는 핀잔을 들었다. 지난번에는 출입과정에서 반말을 해 화를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국민은 평상시 국회 출입을 위해 별도의 철차없이 출입이 가능하다. 국회 앞 집회가 열리면 상황에따라 국회 측에서 국회경비대(서울경찰청 소속)에 검문검색을 요청하게 된다. 문제는 국회 차원의 검문검색 관련 메뉴얼이나 서면화된 지침이 없다는 점이다.

이날 국회 앞에는 노동자 단체 민주노총 측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국회 정문 왼편에서 집회를 가졌다. 정문 오른편을 이용하는 국회 내방자들과는 쉽게 구별됐다. 그럼에도 국회경비대는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 내방자 소지품을 검색했다

국회경비대의 이같은 검문행위에 이날 현장에 파견나온 서울지방경찰청 영등포경찰서 의경대 간부는 “국회 출입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사람에 대해 신분을 확인하지만 검문이 필수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소지품 검사, 신분 확인은 검문하는 대원 재량”이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 관계자도 “국회 경비과정에서 검문과 검색 등은 국회경비대가 수행한다. 국회사무처 자체 규정이나 메뉴얼은 없다”고 밝혔다.

3일 국회 앞 민주노총 시위로 국회경비대원이 국회 정문 통행로를 전면 차단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국회 앞 집회는 합법이며, 국회 내 집회는 금지됐다. 국회경비대는 전투경찰대 설치법에 근거해 국회 내 집회 및 테러를 대비한 검문검색을 실시 할 수 있지만 경찰또한 명확한 절차나 메뉴얼은 없다. 대상 선정이나 검문검색 정도가 대원 재량이라는 의미다.

제대로된 메뉴얼 없는 검문검색은 경비대원에 따라 제각각이다. 이들이 반말이나 무례한 돌출행동으로 불쾌감을 유발해도 국민은 국회나 국회경비대 어디에도 이의나 민원을 제기할 방법이 없다.

이렇다보니 국회사무처 요청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국회경비대원은 국회직원을 사칭, 국회도서관, 의원회관 내방자 앞길을 막아서는 것은 물론 검문 과정에서 반말도 예사다.

3일 오전 10시경 국회 정문 출입 과정에서 경비대원 제지에 기자는 가방을 열고 검색에 응했다. 기자가 길을 막아선 것에 불만을 표하자 함께 길을 막아선 경비대원(일반경찰)은 반말로 일관했다. 소속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경비대원은 “국회소속 직원이다. 불만이 있으면 국회사무처에 민원을 넣으라”고 겁박했다.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 담당관과 통화, 현장에 나와 있던 국회 방호담당 직원에 확인한 결과 해당 국회경비대원은 국회 직원이 아니었다.

경비대원의 국회직원 사칭과 관련해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시위로 출입과정에서 발생한 불편은 있을 수 있다”며 “국회직원 사칭과 관련한 별도의 민원신고 절차는 없다. 경비대원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의 관련 메뉴얼, 관리 부재 속에 국회를 찾는 국민의 편의와 인권은 경비대원 재량이라는 것.  경찰 서비스 헌장은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제일 먼저 생각하며…인권을 존중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명시했다. 재량을 최소화, 검문시 행동과 발언 메뉴얼화 등 적절한 기속행위로 신뢰성 있는 서비스 확립이 필요하다.

한편, 이날 국회 앞 민주노총 시위에서는 국회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시위 참가자 다수가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