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마다 화폐가 다르다.  미국인들은 달러, 중국인은 위안, 영국인은 파운드, 대부분의 유럽연합(EU) 시민들은 유로 등을 사용한다.

거래에 사용하는 돈은 그것을 쓰기로 결정할 때까지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일 뿐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돈은 실생활에서 통용되는 법정 통화이다. 통화는 내구성이 뛰어나고 휴대 가능하며 작은 단위로 나누어 지불할 수 있는 교환 수단이다.

석유나 귀금속, 건물 수리 등 물품이나 서비스는 때로 교환 매체로 사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교환 및 활용하기가 불편하고 복잡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회에서 더 이상 물물 교환을 하지 않는 이유이다.

오늘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신용카드와 모바일 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지불수단 등은 핀테크(fintech)의 영역이다. 이 핀테크 역사는 최근까지 법정 화폐, 법정 통화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비트 단위로 전산 처리되는 핀테크 영역으로 들어온 화폐, 즉 돈이란 국가 등 경제권역내에서 법정성과 통용성을 기반으로 한다. 즉 이런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화폐는 실제 돈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실제 화폐는 모든 통화 속성을 공유하지만 하나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가치 저장성이다. 돈은 제한된 공급으로만 얻을 수 있는 구매력을 유지해야 한다. 법정불환 통화는 정부가 얼마든지 인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경제 공황 발생시 그 가치를 보존 할 수 없다. 더 많은 돈이 발행돼 경제 순환에 흘러들수록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

화폐 발행

1971년 8월 15일 이전에 세계는 금본위제를 채택했다. 금의 제한된 공급이라는 실제 상품에 묶였기 때문에 화폐는 실질 가치를 보장한다. 금본위제는 성공적인 글로벌 무역을 위한 길을 열었던 기업과 정부 간의 신뢰를 촉진했다.

아무도 새로운 금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생산할 수는 없지만 광업을 통한 채굴로 공급이 증가한다. 그 결과, 새로운 금이 발견 될 때마다 금의 태환 가치는 떨어졌다.

금본위제의 포기

금본위제의 성공은 위기의 시기에 침식된 은행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했다.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은 후 사람들은 이 귀금속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등 국가의 금 보유량은 고갈됐다.

보복으로 미국 연방 준비위원회(FRB)는 달러 가치 상승을 위해 금리를 몇 차례 올렸지만 대공황을 악화시켰다. 많은 기업들이 파산에 직면했고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규제를 통해 금 수출과 소유권은 일반적으로 금지됐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금 보유국이 되자 다른 나라들은 달러로 통화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미 달러화는 전 세계적으로 사실상 예비 통화가 됐다.

비트코인

역사에 따르면 미국 달러는 법정불환 통화로서 세계 통화로서의 지위를 영원히 유지할 수 없다. 지정학적 요인은 다른 많은 국가들로 하여금 달러 의존성을 낮추도록 한다.

비트코인(Bitcoin)과 가상통화(Cryptocurrencies)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탈 달러화 추세로 인해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달러가 세계 화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그 끝이 있다고 믿는다.

발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떨까.

분산원장 기술(DLT)이란 내재된 신뢰성을 주장하지만, 소유와 채굴의 집중화에 대한 우려, 익명거래에 따른 자금세탁, 테러 등 조직 범죄활용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비트코인이 달러 등 기존의 화폐보다 더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증할 제도적 뒷받침을 가질 수 있을까.

비트코인은 국가 등 중앙화된 기관에 신뢰나 보증없이 DLT에 기반한 신뢰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통용성을 보증하는 거버넌스 합의의 뒷받침이 없다면 비트코인도 가치를 잃을 수 있다.

가상화폐, 역선택과 도덕적 헤이 

더 심각한 문제는 검증도 감시도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된 수 만개에 달하는 알트코인(altcoin) 가상화폐들이다. 과거 버스 회사마다 발행했던 버스토큰 만큼의 활용성도 갖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애니코인, 신일코인 등 금융감독원, 검찰에 신고 고발된 사기성 가상화폐는 2017년말 다단계 판매 조직을 동원해 자금을 모으고, 브로커를 동원해 중국 등 해외거래소 문을 두드렸다. 이들은 자체 블록체인 DLT 기술 없이 자체 또는 외주 마케팅 채널에 투자자금을 투입, 가상화폐 판매를 수단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했다.

B코인, H코인, I코인 등 소위 대형 ICO(가상화폐 공개) 프로젝트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위 퍼블릭 블록체인을 표방해 코인을 판매했지만 자체  퍼블릭 DLT 기술이 아닌 전문개발사, 아마존 등 IT대기업클라우드 상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서비스(BaaS) 가상머신(VM)을 구매해 노드를 돌려왔다. 전문가는 VM 100여개 이상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비용문제 등으로 40여개 선에서 구동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자금은 대부분 코인 판매로 확보한 자금이다.

이들 코인은 초기 발행량을 정하지만, 추가적인 비용없이 무한대로 발행이 가능하다. 거버넌스와 감시가 미비한 상황에서 마음만 먹으면 발행주체의 기회주의적 조작, 횡령이 쉽다.

가상화폐 판매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에이치닥(HDAC), 보스코인 등 초기 국내 프로젝트들은 도덕적헤이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전직 대표 및 직원들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털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보유했던 대량의 가상화폐 지분을 장외시장 매각,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참고1,참고2).

지난 8일 피치원미디어에 따르면 현대그룹 3세 정대선 (전)대표가 스위스에 설립한 ‘HDAC테크놀로지’의 대형 ICO프로젝트 에이치닥(HDAC)의 경우 2800억원대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1년여만에 시세하락과 운용비 유용 등으로 300억원도 채 남지 않는 등 존폐위기다. 이에 더해 스위스 정부는 페이퍼컴퍼니 차단을 위해 투자운영을 국외에서 하는 ICO에 대해 투자금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블록체인OS가 추진한‘보스코인’의 경우 2017년 4월 스위스에 재단을 설립,1000억원대 투자금을 모았지만 지난해부터 재단-개발사간 내분과 횡령논란에 처했다.

이끌었던 프로젝트의 가상화폐 지분을 판매, 엑시트 한 이들이 해외에 재단을 세우고 채굴 등 영리 활동에 중점을 두면서 공익 재단을 표방하는 것도 도덕적 헤이다. 협회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무수한 이익집단은 생태계 근간인 신뢰를 흔드는 이같은 사태에 대한 자체 검증과 감시에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퍼블릭 블록체인의 시초인 비트코인 등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거래 개선을 위한 자체 위성을 발사하고 다중서명 등 보안기술을 강화하며 지배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 금본위제 붕괴와 브레튼우즈체제

1930년대의 금본위제 붕괴로 영국의 경제적 패권은 막을 내렸다. 제2차 세계대전 말인 1944년에 만들어진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는 미국의 세계 패권을 알리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말인 1944년 서방 44개국 지도자들이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 모여 입안했고, 그 운영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이 만들어졌다.

이 체제에서는 미국의 달러만 금(金)과 고정 비율로 태환(兌換)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통화들은 금 태환 대신에 달러와 고정 환율로 교환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달러는 기축통화였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대외 준비금으로 금이나 달러를 보유했는데, 금의 공급 증가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했다. 이 체제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확고한 경제적 우위와 달러 가치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만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럽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등으로 미국의 국제수지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자 미국은 1971년 달러화의 금 태환을 중지한다고 선언했고, 1973년에는 주요국들이 금과의 고정 환율을 포기함으로써 엄격한 의미의 브레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렸다. 이후 환본위제도(변동환율)에 기반한 신용화폐 시대가 열렸다. 공식적인 국제 합의는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달러화가 세계의 기축통화로 기능하고 있어 사실상 브레튼우즈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보도후 블록체인OS 측의 이의제기로 관련 내용을 일부 정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