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펌 레이텀앤왓킨스(Latham & Watkins) 앤드류 모일(Andrew C. Moyle, 핀테크그룹 공동대표)

스위스 금융당국이 ICO 규제 체계 마련에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위원회(FINMA : Swiss Financial Market Supervisory Authority)는 암호화폐공개(ICO)에 대해 자국의 금융시장 법규가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설명하는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ICO와 가장 관련이 깊은 법률 분야는 자금세탁방지(AML)와 증권 규제이며, 예탁 행위나 집합투자제도와는 관련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ICO가 증가되는 추세에 있지만, 그동안 ICO 참여자는 자신들이 참여하는 ICO의 구조가 기존의 규제 체계에 적합한 지, 만일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적합한 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구하기 어려웠다. FINMA의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는 국가 규제기관으로서 ICO 참여자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 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투자에 대응해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이나 토큰이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ICO의 개념은 기존의 법 체계가 형성될 당시에는 간과될 수 밖에 없었다.

ICO가 증가하는 동안에도 지브롤터(Gibraltar) 금융위원회와 같은 몇몇 감독기관들만이 ICO에 대응하기 위한 세부적인 규제안 을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을 뿐, 대부분 국가는 ICO 관련 규정이나 법률이 미비했다. 결론적으로, ICO가 구성되는 방식에 따라서도 법적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충분하므로 현재의 법률과 규정만으로 ICO 활동을 규제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스위스 내 ICO의 급격한 증가에 대응, FINMA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투명성이 이뤄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였다. FINMA는 스위스에서 지속적이면서도 성공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법률 체계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규제를 따라 적법하게 이뤄지는 ICO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ICO를 분석하는 FINMA의 기본적 개념은 토큰이 갖고 있는 기능과 양도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 한 특성에 비춰 어떤 규제 영역과 관련돼 있는지 결정을 내리고 있다.  FINMA의 가이드라인은 특히 토큰의 근본적인 경제적 목적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보편적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토큰을 지 불형 토큰, 기능형 토큰 그리고 자산형 토큰의 세 가지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FINMA는 토큰을 그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1. 지불형(Payment) 토큰 :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한 지불 수단 또는 돈이나 가치를 이전하 는데 사용되는 토큰이다. 자금세탁방지와 관련된 규정 준수가 요구되겠지만 일반적으로 지불형 토큰 은 증권으로 취급되지는 않는다.
  2. 기능형(Utility) 토큰 : 블록체인 기술 기반 인프라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토큰이다.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경제적 측면의 투자로서 기능하지 않는다면 기능형 토큰도 역시 일반적으로 증권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또한 발행된 주요 목적이 비금융 분야의 기술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3. 자산형(Asset) 토큰 : 발행자에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채무증권이나 지분증권과 같이 자산의 성 격을 갖는 토큰을 의미하며, 그 경제적인 기능으로 인해 주식, 채권 또는 파생상품과 유사하다. 자산 형 토큰은 일반적으로 증권으로 간주되며 증권 규정이 적용된다.

FINMA는 하이브리드 성격의 토큰이라면, 각각의 규제가 중첩되어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 를 들어, 증권 기능이 없는 기능형 토큰은 증권법이나 투자설명서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겠지만, 자산 형 토큰의 기능을 포함하는 기능형 토큰은 이러한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또한 FINMA 가이드라인에서 볼 수 있는 핵심적인 내용 중의 하나는 발행자가 스위스 법적 관점에서 자신의 ICO 특성에 맞춰 FINMA가 마련한 지침을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는 지에 관한 능력을 설명한 부분이다. 가이드라인은 FINMA가 이 같은 문의에 대응하는 기본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부록에는 발행자 평가에 FINMA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정보 요청사항들이 나열돼 있다.

많은 규제 당국이 법률이나 규정을 위반하는 ICO 참여자들이나 ICO에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위험을 알 리는 데는 신속했지만, ICO 참여자들이 어떤 법규를 준수해야 하는지에 관해 설명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많은 경우에 암호화폐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데 반해 규제는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국가들은 여전히 ICO의 특징과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법적 규제 여파를 계속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CO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의 규제 기관들도 스위스 사례를 따라 ICO를 주제로 최소한으로라도 포괄적인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위스 기반 ICO 업체도 해외 구매자를 대상으로 토큰을 거래하거나 발행할 경우 해외 증권법상의 규제를 적용 받게 된다는 점이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편, FINMA가 스위스 법을 근거로 토큰의 특성을 고려해 발표한 지침은 스위스에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ICO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스위스 관할권 밖의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ICO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 레이텀앤왓킨스 (Latham & Watkins)

레이텀앤왓킨스는 글로벌 로펌으로 아시아, 유럽, 중동, 미국 등에서 2600여명이 넘는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유한책임조합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지역을 담당하는 유한책임조합과 홍콩, 일본, 싱가포르 지역을 담당하는 조합으로 나눠져 있다.서울에서는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