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두 달 여 앞두고 영국 의회가 예상과는 달리 정부 협상안을 부결시켰다. 2016년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에서 브렉시트를 앞두고 내외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다음주 초 의회에 새로운 안을 제출해야 한다. 기간 연장이나 추가 협상 없이 예정대로 3월 29일 EU 탈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반면 EU는 추가 협상 여지를 남기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다.

2회에 걸쳐 영국 브렉시트의 급박한 전개 불확실성, 영국 과학계의 충격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브렉시트 과정과 논란, 초조한 영국과 여우있는 EU의 다른 입장을 정리했다.

브렉시트 미래

16일 오후 (이하 현지시간) 테레사 메이(Theresa May) 영국 총리는 야당의 지도자들과 만나 EU 탈퇴에 대한 공감대를 찾길 촉구했다. 메이는 브렉시트 부결 표결 직후 가진 하원 불신임 투표에서 근소한 차로 승리했지만 메이 총리는 다음 주 초까지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노동당 당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은 메이 총리의 요청에도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15일 메이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탈퇴 계획안은 의회에서 부결됐다. 영국은 브렉시트 표결이 통과하면 3 월 29 일 영국이 EU를 떠날 계획이었다. 그 과정은 순조롭지 못했다.

의회의 표결 부결은 메이 총리에게는 뼈아픈 결과였다. 의회(MPs)는 그녀의 협상을 거부하기 위해 230 표의 압도적 표차로 부결을 결정했다. 그 중 118명은 메이 총리가 속한 보수당 출신이다. 영국 역사상 여당이 정부에 안긴 가장 큰 패배다. 이번 표결은 영국의 EU탈퇴 결정이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를 보여준다.

백스톱 ; 영국 북아일랜드와 EU회원국 아일랜드 공화국 

브렉시트 합의안 최대 쟁점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개방을 보장하는 북아일앤드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 조항이다. 조항에 따르면 영국은 EU 탈퇴 이후 21개월 동안의 ‘전환 기간’을 갖고 이후 북아일랜드 국경개방은 계속 유지하게 된다. 영국의 일부인 북아일랜드와 EU의 회원국 아일랜드 공화국 간의 안전망인 백스톱은 거래 및 보안 등 공식적 조치가 없어도 북 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공화국 사이에 극단적 분리를 막는 장치다.

별도의 실행 합의가 없다면 북 아일랜드는 EU 관세동맹과 단일 시장에 머물러 아일랜드공화국과의 마찰없는 국경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좀더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영국과 EU는 초기 브렉시트 딜의 일환으로 2017년 12 월에 기본 아이디어에 서명할 당시 그것이 어떻게 작동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다.

주요 차이점은 첫 번째, 적용 대상이다. EU는 백스톱이 북 아일랜드에만 영향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메이 총리는 백스톱이 영국 전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 북 아일랜드와 영국의 나머지 지역(아일랜드해의 세관 국경)에 대한 별도의 세관을 두는 것을 거부했다. 북아일랜드 극우정당 민주연합(DUP)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영국을 EU 규칙에 장기간 묶이는 것에 반대한다. 영국은 백스톱 기간을 제한하려고 노력했지만 브뤼셀의 EU 집행부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550쪽에 달하는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EU 탈퇴협정’에 합의했다. 또한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를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도출했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에 공식 서명하고 비준동의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메이 총리의 패배는 브렉시트 프로세스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불과 2 ~ 3 개월 정도 남은 브렉시트에 대해 영국은 EU를 어떻게 떠날 것인지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이같은 분열적 패배에는 총리 사임이 뒤 따른다.

메이, 월요일 새 계획 제출

야당 지도자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은 이번 표결을 정부에 대한 불신임과 연관시켜 왔다. 야당은 승인투표 직후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 16일 오후 의회에서 근소한 차이로 메이 총리는 자리를 유지했다.

브렉시트가 급박한 상황에서 대안 내각을 구성하는 게 리스크라는 의회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열리게 되는데 브렉시트를 앞두고 혼란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분석가들의 예상대로 메이 총리는 투표에서 자리를 유지했다. 그녀는 월요일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을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또 새 계획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하드-노딜 브렉시트

의회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몇 가지 다른 가능성이 있다. 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브렉시트로 이어진다. 3 월 29 일 영국은 정식 합의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다. 영국은 EU 탈퇴 과정에서 과도기적 기간 없는 갑작스런 분리,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맞게 된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영국 정부는 EU로부터 좀 더 시간을 요청, 새로운 협상을 제안 할 수도 있다. 시간을 벌기 위한 또 다른 선택지는 국민 투표다. 메이 총리는 총선이 교착 상태를 끝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정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영국은 브렉시트를 향한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

마크롱 “추가협상 의문”

표면상 독일과 프랑스는 메이 총리가 새 협상 안에서 EU와의 긴밀한 관계를 담아 의회 대다수의 동의를 얻는다면 브렉시트 일정을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셸 바니에(Michel Barnier) EU 협상 책임자는 3 월 29 일 이후 협상 기간 연장에 대해 15일 브뤼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했다. 영국 정부의 역사적인 패배 이후 메이 총리가 각 당과 잇달아 협상을 통해 마련하는 새 계획이 노동당 등 하원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다는 조건이다.

임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메이의 브랙시트 표결 실패 소식을 접하고 영국 정부가 재협상을 위해 제 50조에 대한 연장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이번 거래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했다”며 “영국 국내 정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였다.

브렉시트 부결에 앞서 노르망디 연설에서 마크롱은 ‘첫 번째 패배자는 영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영국의 탈퇴에 대해 재협상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너무 먼길을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영국 국민들, 의회가 명확한 계획 없이 3 월 29 일 EU를 추가 협상 없이 탈퇴하는 ‘노딜 엑시트(No deal Exit)’에 행운을 빌었다.

프-독, 엘리제조약 이후 반세기만에 ‘아헨협정’

한편, 1월 22 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양국 간 유대를 강화하는 아헨협정(The Aachen agreement)을 맺을 예정이다. 프랑스와 서독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문화적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한 1963 년 엘리제조약(Elysee Treaty)의 후속조치로 계획됐다.

보안, 방위 및 경제에 관한 강화된 협력을 표명한 이 문서는 회원국간 분쟁 등 EU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연합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다. 이 문서는 구체적 정책목표 목록보다 의도적 선언 성격이지만 EU의 두 경제대국은 여전히 동맹 유지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재정상 보수적인 북유럽 국가들과의 긴밀한 유대를 유지하고자하는 독일이 EU전반의 재정적 위험을 공유하려는 프랑스의 주장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