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그래핀과 같은 고성능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금속 기판의 표면 패턴을 다양화하는데 성공했다.

2차원 단결정 소재* 합성에 필요한 단결정 금속 박막은 패턴의 종류가 한정적이었는데, IBS와 공동연구진이 이번에 30여 종의 다양한 표면 패턴을 가진 단결정 금속 박막을 대면적(39×21㎠)으로 합성한 것이다.

* 원자의 배열과 배향이 규칙적인 소재로 열․전기 전도도가 우수하여, 높은 성능을 내는 전자기기 소재로 사용.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3.070)誌 온라인 판에 5월 28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가 밝혔다.

공동연구진은 소재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 기판이 단결정 소재 대면적화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증명, 지난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19.05.23). 기판의 밀러 지수*에 따라 합성하는 소재의 배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더 나아가 다양한 밀러 지수를 갖는 금속기판을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 금속 기판의 패턴을 표현하는 지수로, 수직인 방향을 (hkl)이라는 지수로 표현한다. 이번 연구에서 고 밀러 지수는 지수 값이 각각 1을 넘는 것을 의미한다.

고 밀러 지수를 갖는 대면적 단결정 구리 박막 형성 메커니즘. 다결정 구리를 산화 및 어닐링 과정으로 단결정화시키는 과정(stage 1), 얻은 단결정을 원하는 표면 패턴을 가진 파편으로 절단하여 얻은 뒤, 다결정 구리 박막에 부착해 어닐링 과정을 거쳐 파편과 동일한 패턴으로 단결정화시킨다(stage 2).

우선, 구리 단결정을 절단해 원하는 패턴을 가진 파편(시드)을 얻었다. 표면 패턴은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결정을 절단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이어 파편을 구리 다결정에 부착한 뒤, 녹는점에 가까운 고온(1020℃)에서 수 시간 동안 어닐링(annealing)*시켰다. 이때 파편 주변의 결정들은 파편과 동일한 패턴으로 재배열되고, 점점 넓은 범위로 확장된다. 결과적으로 박막 전체에 걸쳐 동일한 패턴을 갖는 단결정으로 변화하게 된다.

* 금속이나 유리를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천천히 식혀 내부 조직을 고르게 하며 물성을 변화시키는 과정.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표면 패턴의 금속 박막을 대면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 기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향후 적절한 기판을 골라 합성하고자 하는 소재의 배향을 조절하며 원하는 물성을 가진 고성능 2차원 소재 합성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쓰인 구리, 니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속을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의 형태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결정 금속 박막 응용의 폭을 더욱 넓힌 것이다.

펑딩 IBS 그룹리더는 “다양한 결정면을 가진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의 제작은 재료 과학 분야의 오랜 숙원과제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된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은 다양한 단결정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주형, 특정 화학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일으키는 촉매 등 여러 방면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용어설명

단결정(Single crystal)과 다결정(Polycrystal)

소재 전체에 걸쳐 내부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재료를 단결정, 패턴이 서로 다른 단결정들이 뭉친 형태를 다결정 재료라고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소재들은 다결정 형태다.

표면 에너지(Surface Energy)

원자들은 열역학적으로 다른 원자, 분자 혹은 이온 등과 결합하여 안정해지려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표면의 경우 내부와는 다르게 결합을 완전하게 하지 못하고 남은 부분이 존재하여 여분의 에너지가 생긴다. 이를 표면 에너지라한다.

시드 성장 방법(Seeded growth method)

나노입자 혹은 박막을 합성하는 방법 중 하나로 합성하고자 하는 물질의 파편 등을 시드로 사용하여 시드를 중심으로 주변 입자의 배열을 정렬시켜 박막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밀러 지수 (Miller index)

밀러 지수는 금속 기판의 패턴을 나타내며, 결정면의 수직인 방향을 (hkl)로 표현한다. 결정면이 x, y, z 축과 각각 a, b, c에서 만날 때 밀러지수는 1/a, 1/b, 1/c의 최소정수비로 나타낸다. 가령, 직교좌표계 상의 3, 2, 1과 만나는 결정면의 밀러지수는 역수인 1/3, 1/2, 1에 최소공배수인 6을 곱한 값인 2, 3, 6이 된다.

어닐링(Annealing) 과정

아르곤이나 수소 대기 환경에서 금속을 일정 온도에 노출시켰다가 급속으로 냉각하고, 또 다시 일정 시간 동안 같은 온도에 노출시키는 공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금속 박막 내 원자들이 재배열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