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하는 대기업 선정 스타트업 대상 ICT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형평성과 시장 왜곡 우려가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유망 ICT 스타트업의 기술역량 강화와 성장 지원을 위해 정부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 자금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기반 ICT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대기업 선정 초기 스타트업에 대기업 인프라를 활용해 정부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에 대해 “대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을 만나 이들의 민원을 토대로 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3월 11일(수)부터 4월 17일(금)까지 사업공고를 실시한 후, 평가를 거쳐 6월 중 지원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대기업이 운영 중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거나 지원받은 경험이 있는 창업 5년 이내 ICT 중소·벤처기업이다. 자유공모를 통해 총 16개를 선발한다.

선정기업에게는 정부가 과제당 연간 2억 원(1차년도인 ’20년 1억 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3년간 지원하고(총 5억 원), 금융 혜택(30억 원 신보 보증)도 지원한다. 대기업은 선정기업의 과제 수행기간 동안 기술 사업화, 판로 지원, 투자 연계, 테스트베드 등을 제공한다.

대기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정부 지원 없이 3년 차 ICT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A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적은 지원이 아닌데 대기업 지원 스타트업으로 대상을 한정한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간 형평성 논란 뿐만 아니다. 산업 측면에서도 초기 기업의 대기업 종속성을 심화하고, 산업을 왜곡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는 것이겠지만 스타트업의 대기업 종속을 높여서도 문제다. 오히려 산업 전반 경제 혁신을 막는 것으로 민간의 자연스러운 경쟁을 왜곡시킬 우려도 있다. 돈 낭비를 넘어 산업을 망치는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부가 VC 역할을 하려고 할 때 (시장)왜곡이 심하다”며 “모험 자본이 활성화돼 좋은 업체들을 골라내도록 돕는 역할이 아니라 막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스타트업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기회가 없다는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의 경우 B2C에서만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B2B에서는 성공 못하는 이유는 대기업 계열사간 내부 거래 장벽 때문이다. 기술 탈취를 막고 B2B 시장 장벽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고 기업 계열사간 내부 거래를 차단하고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