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관·김선창 교수(KAIST) 연구팀이 유전자가 최소한으로 축소된 미생물의 성장속도 증대에 성공하고 돌연변이 원인 유전자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비올라세인, 리코펜 등 유용단백질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전자 기기를 제작하듯이 세포를 원하는 대로 합성, 바이오연료나 생리 활성 물질을 생산하는 합성생물학 유전공학 기술의 성과다.

미국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or) 연구팀이 최근 미생물 유전체를 화학적으로 복제 합성하는데 성공하면서 대장균, 방선균, 효모 등의 최소유전체 제작이 시도됐지만,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등 한계가 있었다. ‘최소유전체’는 불필요한 유전자를 모두 제거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전자만 남긴 것을 말한다.

적응 진화를 통한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성장 속도 증대
A) 정상 대장균 (MG1655; 검은색)에 비해 성장이 매우 느린 최소유전체 (MS56; 붉은색).
B) 60일에 걸친 적응진화 과정. 60일간 세포를 실험실 조건에서 매일 2회씩 계대 (세대를 거듭함) 배양하였다.
C) 적응진화 후 정상 대장균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 속도가 회복 됨.
D) 정상 대장균 (MG1655)에 비정상적인 세포 형태를 가지고 있던 최소유전체 (MS56)은 적응진화를 통해 정상적인 세포 형태를 회복함 (eMS57).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과정과 같이 실험실에서 최소유전체 대장균이 단기간에 적응진화하도록 유도했다. 최소유전체의 성장 속도를 정상세포 수준(기존 최소유전체의 180% 가량)으로 회복시키고, 단백질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과 유용화합물 생산
A) 전사체 분석 결과 확인한 당대사 경로.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대부분의 생물이 주로 이용하는 EMP 경로가 아닌 ED 경로를 주로 이용함.
B)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세포 내의 에너지 측정.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환원력 (NADPH/NADP+로 대변됨)이 일반 대장균보다 월등히 높음.
C)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리코펜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5배 높은 리코펜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음.
D)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비올라세인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8배 높은 비올라세인 생산을 보임.

특히 최소유전체는 정상 대장균과는 다른 당대사 경로를 이용, 환원력이 4.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토마토에 함유된 항산화물질 리코펜, 비올라세인(항바이러스, 항진균, 항암작용을 하는 보라색 색소) 등 유용물질을 80% 더 많이 생산했다. 환원력은 세포 내에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이다.

또한 모든 미생물들은 유전자를 조작해도 단백질을 일정 수준 이상 생산하지 못하는 ‘번역 완충’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최소유전체는 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단백질 생산량이 200% 증대됐다.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과 유용화합물 생산
A) 전사체 분석 결과 확인한 당대사 경로.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대부분의 생물이 주로 이용하는 EMP 경로가 아닌 ED 경로를 주로 이용함.
B)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세포 내의 에너지 측정.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환원력 (NADPH/NADP+로 대변됨)이 일반 대장균보다 월등히 높음.
C)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리코펜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5배 높은 리코펜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음.
D)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비올라세인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8배 높은 비올라세인 생산을 보임.

연구는 적응진화와 차세대 서열분석을 기반으로 세포에 있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상호작용체 등 다중오믹스(Multiomics)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동시에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기위해 국내외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적응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118개의 돌연변이를 발견, 이를 재현·검증해 성장 속도를 증대시키는 원인 유전자를 밝혔다.

최소유전체의 대사 경로와 유전자 발현은 일반적인 미생물과 상당히 달랐다. 일반적인 미생물 조작 원리를 적용한 기존의 최소유전체는 성장이 저해됐다.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DNA의 유전자 정보를 mRNA로 전사하는 RNA 중합효소의 돌연변이로 인해 세포 내의 전체적인 유전자 발현이 재구축(reprogramming)됐다. 재구축된 당대사 및 필수 아미노산 대사 경로의 분석을 통해 최소유전체에 맞게 최적화된 새로운 대사 원리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도출한 여러 원리를 기반으로 최소유전체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화학적으로 합성해 완전히 인공적으로 만든 최소유전체를 합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며 “기존 유전체의 현재 70%정도인 최소유전체의 크기를 더욱 축소해 보다 효율적인 신규 최소유전체를 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25일(한국시간) 게재됐다.

*논문명
Adaptive laboratory evolution of genome-reduced E. coli

*저 자
조병관 교수(교신저자/KAIST), 김선창 교수(교신저자/KAIST), 최동희(제1저자/KAIST), 이준형(제1저자/KAIST), 유민섭(KAIST), 황순규(KAIST), 성봉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수형(KAIST), 베르나르드 팔슨(Bernhard Palsson,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