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부족이나 급격한 온도변화, 물리적 자극 등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미생물의 집단행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실리콘 나노구조체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경호 교수(충북대)와 박홍규 교수(고려대), 보치 티안(Bozhi Tian, 美 시카고대) 국제공동연구팀이 빛과 열을 이용해 미생물의 집단행동을 순간적으로 정밀하게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특정 미생물이 아닌 미생물 군집 전체를 대상으로 기계적 자극을 가하거나 화학물질을 첨가한 후 전사체 분석이나 배양액 조성변화 등을 통해 신호전달의 결과를 유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자극이 있은 뒤 늦게는 수 시간 후에 나타나는 대세적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전해줄 뿐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자극에 따른 미생물들의 행동변화를 즉각 포착하기 위해 군집 가운데 특정 미생물(특정 부위)에만 정밀하게 열(熱) 자극을 가하고 형광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레이저로 실리콘 나노선에 순간적으로 열을 발생시키면열이 나는 나노선 주변으로 박테리아가 군집을 이루는 것을 관찰했다. 처음 열 자극을 받은 박테리아를 중심으로 동심원 모양의 칼슘이온 파동이 발생하며, 이 파동이 26 마이크로미터 거리에 있는 이웃한 박테리아에까지 전파되는 것을 관찰했다.

칼슘이온은 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을 위한 다양한 생물리학적 반응에서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생물막 형성과 온도분포변화율.
다양한 모양의 마이크로판 근처에 형성된 생물막의 현미경 관찰 결과(위쪽, 밝은 초록색이 생물막)와 열전달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얻은 마이크로판 근처의 온도분포변화율(아래) 제공 : 김경호 교수.

디스크(원형 형태) 형태의 실리콘 구조체에서도 마찬가지로 열자극이 신호가 되어 군집이 형성되고 서로간 신호(칼슘이온 파동)를 주고받는 것이 관찰됐다. 열전달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간적인 급격한 온도변화가 박테리아 군집내 칼슘이온 파동 발생의 원인임을 확인했다.

살아있는 미생물 집단을 빠르고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미생물의 환경적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1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