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련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가 두 달째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즉각 기소를 주장했다. 다가온 검찰 인사에서 삼성 수사팀 담당 부장 교체 유력설 등 검찰의 기소 포기에 대한 우려에서다.

경제개혁연대는 25일 성명을 통해 “검찰은 이미 이재용 부회장과 그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했으며, 이와 관련한 수사심의위원회 절차가 종료된지 두 달이 경과하고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론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 와중에 이번주 검찰 인사에서 삼성 수사팀의 실무 담당자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의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러 사정으로 볼 때 검찰이 기소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명은 지난달 29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공개한 삼성의 ‘M사 합병 추진(안)’ 문건에서 2015년 삼성물산 합병 당시 주가 악재요인은 합병 이사회 전에 선반영하여 주가를 낮추고 주가 호재요인은 합병 발표 이후에 집중하여 주가를 부양하는 전략을 세운 사실도 적시했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정보의 공개시점을 회사가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임의로 조절한다면, 이는 현행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금지하는 위계에 의한 시세조종 등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함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관련 판례로 든 사건은 외환은행이 2003년 외환카드 합병을 앞두고, ‘합병 직전에’ 외환카드 감자설을 유포함으로써 주가와 합병비율을 대주주인 론스타에게 유리하게끔 유인하고, 합병에 반대하는 외환카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낮추고자 시도한 사건이다.

성명은 “대법원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카드에 대한 합병 전 감자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았고, 추진할 의사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감자설을 유포하여 외환카드 주가를 떨어뜨려 부당하게 외환카드를 합병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위계에 의한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11.3.10. 선고 2008도6335 판결). 위계를 사용하여 유가증권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의 주가관리행위는 이와 동일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일정신약과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주식매수청구가격 조정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이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도 주가의 상승을 막고 오히려 주가를 하락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여러 언론과 증권사는 이건희 등의 이익을 위하여 기업집단 ‘삼성’ 차원에서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의도되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고, 위와 같은 의혹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사실들도 일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매수가격을 회사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게 책정한 판결에 비추어 볼 때(이 사건은 현재 상고심 계류 중), 위 내부문건 계획이 실행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근거로 삼성 지배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전략실로부터 삼성물산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작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관련사항에 대해 보고받은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라며 “이 사건은 결코 이재용 부회장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고, 이재용 부회장의 의사결정과 지시 없이 회계분식, 부정한 주가관리 시도 등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이처럼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못하고 기소유예 또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이는 단순히 ‘기소권 남용’ 문제를 넘어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은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법의 지배 (Rule of law)’를 강조한 것을 인용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의 지배에 예외는 있을 수 없고,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집단에게는 법의 지배가 더욱 강력히 요청되어야 한다”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주요 공직선거 때마다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될 만큼, ‘재벌 총수일가’로 표상되는 경제권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계분식을 저지르고, 주식시장을 왜곡시키는 등 경제질서를 훼손한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함으로써, 아무리 막강한 경제권력이라도 ‘법의 지배’를 벗어날 수는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