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이후 세계 정치, 경제, 금융 분야를 선도해온 영국은  미국에 이은 2번째 노벨상 수상자 배출국이다. 세계 10위권 대학 중 4개 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에 따른 불확실성은 영국 과학기술 분야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기간 연장 없이 탈퇴(Hard Brexit)하거나 추가 합의 없이 탈퇴(no-deal Brexit)할 경우 유럽 보조금을 충당하기 위해 매년 10억 파운드(1조 4,565억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소장 폴 널스(sir Paul Nurse)는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혼란에 대해 과학자들 사이에 큰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실제로 이를 의제의 최상위에 두는 것 같지 않다”고 지난해 말 BBC 4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이에 셈 귀마(Sam Gyimah) 과학 장관은 브렉시트가 영국 과학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데 동의, 70억 파운드(10조 1,957억원)의 추가 기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산업전략(Industrial Strategy)에 포함된 R & D 활동 연간 공적자금은 2016년 95 억 파운드에서 2021년 125억 파운드(18조 2,066억원) 로 대폭 증대된다.

영국 과학계는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존 EU예산에 추가로 70억 파운드가 있도 이미 과학기술 산업 전반에서 줄고 있는 영국에 대한 투자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약 70억 파운드를 추가 지원해도 노딜브렉시트(Nodeal Brexit) 충격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기존 영국 연구 자금의 대략 13 %는 EU를 통해 지원됐다.

영국이 주요 재정 지원국 중 하나였던  EU는 연구 기금 면에서는 영국에게 이익이었다. 과학과 공학에 대한 연구기금은 EU에서 지원을 받는 부분이 더 큰 분야 중 하나였다. 2007년부터 2013 년 사이에 영국은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EU에 54억 유로를 냈다. 반면 영국은 EU에서 연구비로 88억 유로를 받았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불확실성

영국 EU탈퇴를 둘러싼 영국과 EU 간의 협상과 과학 연구개발 및 혁신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

2017년 3월에 EU탈퇴 법안 통과 시, 영국의 이탈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영국 과학연구 자금지원, EU 과학기술 기관과 제3국 무역 및 산업과 특허보호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브렉시트가 과학 연구개발에서 연구자 이동, 국제협력 등에서 과학적 협력을 확대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질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Horizon2020

Horizon 2020은 2014 년에서 2020년 7년 동안 약 80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최대 EU 연구 및 혁신 프로그램이다.

EU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과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경제발전, 기후변화, 인구고령화 등의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의 신경제 전략 ‘Europe2020 전략(Europe 2020Strategy)’을 수립했다. 전 유럽을 단일 연구지대(European Research Area, ERA)로 R&D부문 혁신강화와 투자 확대를 위해 연구재정지원프로그램 ‘Horizon2020’을 구축했다.

영국은 EU  ‘Horizon 2020’ 프로젝트에서 독일 다음 주요 참여 국가였다.

Horizon 2020 중 약 6억5000만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영국의 상위 6 개 대학이 주도하거나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브렉시트로 영국은 프로그램이 끝나기 1 년 전에 떠나게 되지만 권리와 의무가 남아있다.

“영국은 같은 혜택을 얻기 위해 현재 EU 프로그램에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

비회원 국가들은 GDP와 인구에 기초한 기금을 부담한다. 브렉시트로 비회원국이 되면 영국은 혜택을 얻거나 제한된 참여를 수락하기 위해 EU 프로그램에 대한 현재의 기여액 이상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3만여 EU출신 과학기술 인력

영국 하원 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5월 ‘브렉시트, 과학과 혁신(Brexit, science and innovation)’보고서에서 정부의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은 향후 2020~2021년 47 억 파운드 증가 공공 연구 개발 투자가 1979년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R & D 지출 비율을 2027 년까지 GDP 2.4 %로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브렉시트의 위협은 펀딩 보다 과학기술 인재 유지와 확보에 있다. 과학 혁신 분야에서 필수적인 인재를 유지하고 유치하는 데 따르는 위험도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정부는EU 학생 입국에 대한 보증을 해왔다. 영국의 대학들은 2017 년과 2018 년에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약 3만2000 명의 비영어권 EU학자들은 영국 대학교수 및 연구원의 17 %를 차지한다. 옥스포드, 케임브리지 등 24 개의 연구 중심 대학그룹(연구기금 2/3을 차지)인 러셀그룹(Russell Group)에는 42,000 명 이상의 국제직원(비EU 국가)이 근무하고 있다. 국제 직원은 러셀그룹 대학 연구계약 전체 인력의 25 %, 학계 39 %, 직원 48 %를 차지한다

영국 왕립학회(The Royal Society)는 브렉시트 협상을 통해 연구 및 혁신을 위한 최상의 결과를 얻고 유럽 등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숙련된 과학자들이 영국에서 일하고 인재들이 과학발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펀딩과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하원의 브렉시트 정부안 부결사태에서 보듯이 준비는 부진해보인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말에서야 브렉시트 이후 비자 및 이민 정책 비전을 설명하는 백서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