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blockchain)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블록체인에 대해 지난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경제 및 사회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토대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2025년에는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 또는 블록체인 관련 기술에 저장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이란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개인 또는 집단의 이메일 제안에서 출발한 디지털 로그 파일(알고리즘)이다. 1991년 분산 퍼블릭 블록체인(Distributed Public Blockchain)을 최초로 암호화폐에 적용해 실용화 한 애플리케이션이 비트코인이다.

블록에는 가격, 구매, 판매, 시간 스탬프 등 거래 데이터가 포함된다. 이 같은 일련의 거래정보는 비트코인의 경우 암호화된 해시함수(SHA-256)로 이루어져 있다. SHA-256은 어떤 길이의 입력값이 들어가도 256bit의 길이로 출력돼 거래를 단순화한다. 사용자는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이용해 일일이 맞는 함수를 대입하는 식으로 해시를 찾게 되는데 이를 해싱이라고 한다. 해싱을 통한 블록생성 과정을 채굴(mining)이라 한다.

일련의 작업과 거래 정보단위는 블록을 형성한다. 정보 내역은 P2P(peer-to-peer, 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의 모든 사용자에게 전송되며 임의로 위조하거나 누락할 수 없다. 과반이상 다수의 노드가 승인한 정보만이 정당한 사실로 인정되어 이전 블록과 연결돼 블록 체인(Block Chain)울 형성한다.

분산된 원장과 보안

블록체인은 암호화폐가 기반한 P2P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이 적용된 플랫폼이다. 분산된 블록체인 참여자는 블록체인의 모든 거래를 확인 가능하다. 모든 암호화폐는 각각의 블록체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중앙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것과는 달리, 블록체인은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기록을 보여주며 서로 비교해 위조를 막는다.

블록체인은 악의적 이용자가 거래를 위·변조 할 수 있는 확률이 0에 가깝다. 블록체인 상의 데이터를 악의적 이용자가 해킹하려면 선의의 이용자들 이상의 컴퓨팅 파워를 갖춰야 한다.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네트워크의 컴퓨팅 파워는 이미 전 세계 슈퍼컴퓨터 대부분을 합친 것보다 강력한 수준으로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밖에 블록체인은 일부 정보 손실 시에도 복구가 가능한 안전성, 중앙 관리 또는 중간 연계가 필요 없는 빠른 속도, 모든 거래 이력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투명성 등의 장점을 갖는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암호화폐라는 개념을 최초로 구현, 현실거래에 성공한 첫 시도다. 이 개념은 1998년 웨이 다이가 사이버펑크들의 메일링 리스트 상에서 최초로 묘사한 바 있다. 중앙 권력보다는 암호작성술을 사용해 발행과 거래를 통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후 여러 차례 현실화 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개인 또는 그룹은 2008년 10월, metzdowd.com의 암호화 메일링 리스트에 ‘비트코인: 개인 대 개인 전자 현금 시스템(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을 올렸다. 이 비트코인 설계서와 개념 증명을 토대로 2009년 그는 누구나 다운로드해서 암호화된 방법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오픈 소스기반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첫 블록체인 블록을 생성했다. 2010년 말 그는 자신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프로젝트를 떠났다. 그 이후로 7년간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암호화폐 버블논란

정부에서 발행하는 화폐와는 달리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이라는 기술적 가치에 기반한 암호화폐다. 수년간 등락을 거듭한 비트코인은 지난해말 최대 1600%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1999년에서 2000년 초까지 기록적인 주가상승 후 급격히 붕괴한 IT 버블을 인용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거품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당시 실체가 모호한 IT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듯이 비트코인 또한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

실제로 실물적 기반에서 주식보다 기반이 약한 비트코인은 시장과 커뮤니티의 정서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도, 경제의 기본 상식을 벗어난 가격과 가치, 투기를 부추기는 여론, 저성장과 경제 불안 속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에 따라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는 가격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혁신’

비트코인의 급격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를 탄생시킨 기술적 기반인 블록체인은 4차산업을 선도할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거품일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거품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효율성과 신뢰성이 개방·통합된 글로벌 경제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론적으로 블록체인기반 암호화폐가 통화, 지급 결제 수단으로 각종 거래에 통용되면 거래비용 등이 ‘0’에 수렴해 카드사, 증권사, 은행 등 중개기관 없는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기술은 자동차, 주택, 토지, 지적재산 등 자산가치 인증·증명, 공유경제, 스마트 계약 등과 같은 기업 비즈니스 영역 전반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금융업계는 블록체인을 수용해 ‘R3CEV 컨소시엄’을 구축, 블록체인 기반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복잡한 은행 간 거래를 간소화하려는 노력 중 이다. 씨티그룹, BOA,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UBS 등 50여개 글로벌 금융회사로 구성된 R3CEV 컨소시엄은 지급결제, 부동산, 회사채, 주식 등 8개 분야에 적용될 블록체인 거래 표준 플랫폼을 공동 개발 하고있다.

IBM, 인텔, 웰스파고 등 48개사가 참여한 ‘하이퍼 레저(Hyper Ledger)’ 프로젝트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으로 관련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IBM은 블록체인을 ‘넥스트 인공지능(왓슨)’으로 보고 ‘IBM 블록체인 연구소’를 개설해 600여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금융 시장 및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미국 대형 할인점 월마트와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식품 이력시스템을 개발해 납품 경로 추적에 활용 하고 있다.

구글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플과 비트코인 전자지갑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자사 지불결제 플랫폼인 ‘애플페이’에 적용하기 위한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MS는 블록체인 개발 선도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 계약 기능’을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 계약 기능은 부동산 거래, 법률 계약 등에 적용되며 거래가 실행되는 조건과 내용을 등록하면 그에 해당하는 법률 및 절차가 자동으로 적용돼 거래 당사자에게 결과가 통보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KT가 블록체인 기반 전자서명 이미지(ESC) 관리 시스템을 개발 하는 등 기업용 전자문서 관리 시스템 개발했다. 삼성SDS는 대량 거래까지 지원하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선보였다.

이밖에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올해 시장 투자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코빗을 인수했다. 카카오는 최근 국내 초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리를 노리는 업비트를 개발한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두나무에 대한 지분은 8.8%지만 카카오의 100%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13.3% 등 자회사도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 전망

미국의 세계적인 IT 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는 2022년에 이르면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 규모가 100억 달러(한화 10조6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블록체인과 분산 장부 (Blockchain and Distributed Ledgers)는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보안, 분석, AI, 금융 등을 아우르는 기술과 과정의 융합체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융거래, 재산거래와 같은 중요한 데이터를 삭제할 수 없도록 제어하는 등 업계의 경영모델 변화를 이끌 기술적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확장성의 제한, 완전한 투명성의 결여, 자원소비의 제한, 자원집중으로 인해 의도치 않은 작업상의 위험, 기존 법률과 회계 시스템과의 충돌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실증된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 유일하다. 안정된 플랫폼, 상호처리운용 메커니즘 등이 구현된다면 활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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