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유 기술로 양자정보과학의 핵심 기술이 확보됐다.

문한섭 교수(부산대) 연구팀이 원자 매질을 이용해 높은 안정성과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양자정보과학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양자계측 등을 포함하는 연구 분야로, 양자얽힘은 양자정보과학의 심장으로 불린다. 양자통신과 양자네크워크를 비롯해 양자컴퓨팅, 양자계측은 모두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한다.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구현하는 것은 양자역학을 응용한 정보과학의 핵심 기술이다.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란 두 양자계 사이에 존재하는 비고전적인 특별한 상관관계로, 두 양자계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 현상을 의미한다. 양자얽힘을 통해 고전적인 정보와 양자역학적 정보를 보낼 수 있는데 이를 양자전송이라고 한다.

기존 양자얽힘 광원 개발의 대표적 기술은 비선형 결정을 이용해 두 광자 사이에 양자얽힘을 구현하는 것이다. 비선형 결정은 변형력, 전기장, 자기장 등 외부 영향에 비례하지 않는 변형, 분극(分極), 자기화 등 응답을 나타내는 결정이다. 이 방법으로 생성된 양자얽힘 광원은 비선형 결정의 특성 때문에 광자 스펙트럼이 넓어 광자를 저장하고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안정된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에 결합광과 펌프광 레이저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시켜서 양자얽힘이 있는 시그널(파란색)과 아이들러(빨간색) 광자쌍을 생성.

문한섭 교수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확보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광자 특성을 제어,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했다. 또 이 양자 광원의 특성을 양자간섭과 양자상태 단층 측정을 통해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양자얽힘 광원에 사용된 루비듐 원자 증기 셀.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이용된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 사진이다. 길이 12㎜, 반지름 25㎜인 유리 속에 순수한 루비듐 원자 기체가 채워져 있다.

연구팀은 길이 12㎜의 투명한 유리관에 담긴 따뜻한 원자 매질을 이용해 간단한 실험 장치에서 높은 안정성과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했다. 기존의 방법과 달리 높은 밀도의 원자 증기 셀을 이용하기 때문에 장치가 매우 간단하고 지속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원자 증기 셀이란 빛이 진행할 수 있는 무반사 코팅 창이 있는 고진공 상태의 공간(cell)에 원자를 넣고 밀봉, 순수한 원자가 증기 상태로 있는 매질이다.

최근까지 원자에서 방출되는 광자를 이용한 양자얽힘 구현 연구는 대부분 레이저 냉각 기술을 이용, 속도가 매우 느리고 공간적으로 포획된 냉각된 원자를 이용해왔다. 냉각된 원자 매질에서 광자쌍을 생성하는 방법은 장치가 복잡하고 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실질적인 응용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원자 매질은 기체 상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상온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체 상태의 원자 매질에서 자발적으로 방출되는 광자는 모든 방향으로 무작위적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양자광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광자수가 매우 낮다.



가체 원자 매질에서 방출되는 광자는 효과적인 양자광원으로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알려져 왔으나 연구팀은 이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원자 증기 셀 내에 있는 원자들을 레이저로 조작해 집단적 이광자 결맞음(collective two-photon coherence)을 만들어서 방향성을 가지고 광자쌍을 생성했다. 기존 비선형 결정의 장점은 가지고, 단점은 극복된 양자광원 개발이 가능했다

문한섭 교수는 “이 연구는 순수 국내 기술로 원자 매질에서 생성된 광자쌍을 제어하여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하고 이를 측정한 것”이라며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을 활용해 양자컴퓨팅, 양자네트워크, 양자통신 등 양자정보과학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4월 9일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