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가 연이틀 입장문을 내고 경영악화를 우려를 제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지난주 검찰은 관련 사건에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기소의 유효성에 대한 공개 평가를 요청, 민간 패널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이 부회장 등 관계자 3명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 부회장에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혐의와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불법 행위를 인지 및 지시,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작용, 제일모직 지분만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 조작에 ‘윗선’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다.

영장 심사가 통과하면 앞선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뇌물죄 등 유죄판결 후 약 1년을 보낸 감옥에 재수감된다.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됐던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돼 2018년 2월 5일 풀려난지 2년 4개월여 만의 재수감 위기다.

앞서 2019년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관련 사건에서 2심의 판단을 뒤엎고 경영승계의 대가성을 인정했다. 2심이 인정하지 않은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 3마리(34억) , 동계 스포츠 영재센터 지원금(16억) 등을 뇌물로 판단,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2심이 횡령으로 인정한 승마지원 용역대금 36억 원 등 총 횡령액은 86억 원으로 뇌물 횡령 액수가 50억 원 이상이면 법적으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을 수 없는 점을 감안, 법원 판결에 따른 재수감 가능성은 높다.

형식적 사과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은 갑작스런 대국민 사과를 했다.

2심 파기환송 재판에서 재판부의 이 부회장 반성과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요구에 따라 삼성은 2020년 3월 준법위를 설립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가 사과를 권유하는 형식으로 결국 2달이 가까이 지난 5월에서야 사과를 했다.

정작 사과문에서는 재판부가 요구한 뇌물공여, 청탁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빠졌다. 진정한 반성으로 보기 어려워 형량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판부 사과요구를 형식적으로 반영한 것이라 형량이 다소 감소할 수도 있지만 특검이 삼성 봐주기라며 준법위를 형량감경 요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반발, 2심 재판부 기피신청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혐의 반박

영장심사를 앞두고 삼성은 6일과 7일 공식 입장문을 잇달아 발표했다.

6일 입장문은 검찰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승계 작업이 보고됐다 증거를 확보, 수사에 협조한 인물들이 인사상 불이익 받은 정황 등을 포착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YTN 보도를 반박했다.

삼성 입장문에서 “이 부회장은 어떤 불법적인 내용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 또 수사에 협조한 인물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내용은 어떤 진술이나 근거도 없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7일 입장문에서는 관련 혐의를 부인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극복의 주역이 되어야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의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다…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 이틀 만인 지난 4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팀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