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경영권 승계 혐의를 받고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이 부회장은 2년여 만의 재수감을 면했지만 ‘특혜’, ‘불공정한 처사’ 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원은 검찰이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을 인정했지만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되었고 검찰이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회계조작과 시세조정 등의 불법 행위를 지시, 기획한 혐의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얻은 부당 이득의 규모와 죄질에 비춰 혐의가 중대하고 이미 1심 법원에서 삼성 그룹의 증거 인멸 혐의가 인정된 만큼, 추가 증거 인멸을 막기위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법앞의 평등 외면”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검찰의 수사 마무리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유감 표명이 이따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SNS(트위터) 유감 표명에 대해 한 시민(이**)은 “명백한 회계사기를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고 관대한 판결 내리고 언론은 감싸고 하는 그런 짓들 그만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참여연대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한 법원, 법앞의 평등 외면한 처사’ 성명에서 판결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성명은 “2018년 2월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같은 해 5월부터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 관련 각종 내부 문건을 은폐·조작했고, 관련 혐의로 기소된 임직원들이 2019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향후에도 이 사건 관련 증거인멸의 재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참여연대는 이재용의 범죄혐의의 중대성 및 증거인멸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기각한 법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연대는 “국정농단 및 삼성물산 부당합병 등 범죄는 모두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에 그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엄중히 다뤄져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대법원이 80여억 원의 횡령·배임액, 89억 원의 정치권력 뇌물 지급액을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이에 두 회사 합병 시 삼성물산 주식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바 분식회계 등 온갖 방법을 총동원하여 건전해야 할 자본시장을 교란한 범죄 역시 결코 가벼이 넘어가서는 안된다. 일반 시민이 유사범죄를 저질렀다면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렸을지 생각해보면 이는 국민적 법감정을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혜로 볼 수 있는 심히 불공정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영장 기각 원정숙 부장판사

소위 ‘TK출신’ 세법전문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3명 중에 무작위 전산배당을 통해 이번 사건에 배정, 이 부회장에 우호적 판결을 내린 부분을 ‘로또당첨’에 빗댄 비판도 눈에 띈다. 원 부장판사 남편은 윤성철 법무법인 로베이스 대표변호사다.

檢 밝혀야할 이재용 부회장 6대 범죄 혐의

한편, 앞서 8일 참여연대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범죄 혐의에 대한 엄정한 법적 처벌 촉구’ 성명에서 검찰이 반드시 수사해야 할 이재용 부회장의 6대 범죄 혐의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2020. 6. 8(월) 2시 민변 대회의실, 삼성물산 부당합병 관련 이재용 부회장 주요 범죄 혐의 및 사건경과 설명 기자간담회. credit:참여연대.
  • 제일모직 가치 상승을 위한 2015년 에버랜드 공시지가의 비정상적 급등
  • 2012~2014년 바이오젠과의 에피스 콜옵션 계약 공시 누락을 위한 조직적 방해
  •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을 만들기 위한 삼성물산 경영진의 비정상적 경영행태
  • 2015년 삼성물산 부당 합병비율의 적정성 정당화 보고서 작성 및 승인
  • 삼정 및 안진회계법인의 부당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의 국민연금 전달
  • 삼성물산 합병 불공정성 수습 중 삼바 자본잠식 위기 해결 위한 회계기준 변경 등
  • -2020. 5. 15,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엄정한 조사 촉구 의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