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전자기기는 친구와 가족보다 가까이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 휴대폰 부터 노트북, 텔레비전과 냉장고, 에어컨, 자동차 내부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전자기기가 있다. 전자기기가 있는 곳에 흐르는 전자파는 전자기기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휴대폰처럼 전자기기가 소형·집적화 될수록 차폐력이 우수한 신소재 개발의 중요성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다. KIST 구종민 박사가 전자파차폐용으로 개발한 2차원 나노물질 ‘MXene’는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뛰어나다.

구성원들과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고분자 복합체를 활용한 첨단 소재 개발에 매진하는 구 박사를 한국연구재단이 인터뷰했다.

이하 인터뷰 원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 너무 큰 상을 받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뒤쫓아 다니는 연구가 아닌 나만의 연구를 해보겠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연구에 동참해주신 동료 연구자분들, 그리고 묵묵히 저를 따라준 학생들에게 모든 공로를 돌리고 싶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고분자 복합체를 활용한 첨단 소재 개발에 매진해 오셨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물질과 소재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지요?

– 현대 과학기술의 트렌드는 신소재 연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현재 꼭 필요하지만 옛 기술로 치부되던 고분자 복합체 전자파차폐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기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소재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부단한 신소재 탐색연구를 통해 일련의 성과를 끌어내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전자파차폐 효과가 우수한 MXene을 개발해 많은 주목을 받으셨는데요. 주요 연구성과와 의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날로 발전하고 있는 고집적 모바일 전자기기들의 효과적인 전자파차폐를 위해서는 가볍고 가공성이 우수하면서도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고분자 복합 소재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개발된 MXene-고분자 복합소재 기술은 비귀금속 소재를 이용하여 은(Ag)과 같은 귀금속 소재의 성능을 뛰어넘는 전자파 차폐 성능을 확보한 결과입니다. 전자파 차폐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연구가 기대되며, 또한 많은 연구자가 MXene 소재 연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MXene 외에도 배터리 폭발 위험을 줄인 겔 타입의 전해질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셨는데요. 교수님의 연구 결과들이 앞으로 국민, 나아가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시나요?

– 우리 실험실은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한 전자소재 응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자파차폐 외에도 고분자 복합체를 이용하여 배터리 폭발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겔 고분자 전해질 연구도 진행합니다. 배터리 폭발의 주원인인 휘발·발화 특성의 액체 전해질을 보다 안전한 준고체 특성의 겔 전해질로 대체하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상용화한다면 보다 안전한 배터리 사용이 가능해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삶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내’와 `성실’ 부단한 노력이 재미있고 독창적인 연구의 길 열어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평소 연구실을 운영하는 기본방침이나 철학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더불어 학생들 또는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도 소개해주세요.

– 학생들에게 `해야 하는 연구’보다 `하고 싶은 연구’를 하자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논어에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격언이 있는데요. `많이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라는 말입니다. 하고 싶은 연구, 즐거운 연구를 위해서는 호기심을 갖고 부단히 재미있는 연구 주제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말 새롭고 재미있는 연구주제는 기존 지식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연구를 하려면 새로운 현상을 주의 깊게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모든 연구와 실험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신소재 연구는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팀플레이가 중요합니다. 구성원들이 각자 보유한 능력과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연구실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구자로서의 연구철학이나 좌우명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 에디슨의 `천재는 99%의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고사성어 `盡人事待天命’에 공감해 왔습니다. 연구와 관련해 굳이 좌우명을 말하자면 `좋은 연구주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구하기’입니다. 대부분의 좋은 연구 주제는 남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부단히 시도하고 도전할 때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성실하게 연구하고자 노력합니다.

연구와 수업, 학회 활동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실텐테요. 박사님의 시간 관리 비법이나 건강 관리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사실 저도 다른 훌륭한 선배 연구자들과 비교하면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시간관리 비법이라 말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키고 싶은 한 가지는 바쁜 일정을 핑계 삼지 않고, 해야 하는 연구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연구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성과는 무엇인가요?

– 신소재 분야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상식을 파괴하는 연구를 수행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 연구주제를 찾는 게 쉽지 않지만,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린 시절 과학자를 꿈꾸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더불어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제 아들도 과학자가 꿈이라고 합니다. 저도 어릴 적 막연히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과학자의 길은 호기심 탐구의 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호기심만으로는 그 길이 허락되지 않는 듯합니다. 남들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갖고 호기심 넘치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실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인내와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