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 ‘분산 및 중첩 제어 구조 (distributed and overlapping control architecture)’ 를 밝혔다. 다른 네트워크들과는 다른 뇌의 이러한 제어구조는 외부 섭동에 대한 네트워크의 높은 강건성과 여러 인지기능 수행을 위한 영역들의 다양한 상호 활성화를 지원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IT, BT 융합 시스템생물학을 활용, 커넥톰 분석을 통해 이같은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에 내재된 뇌의 제어구조를 규명했다.

이병욱 박사, 강의룡, 장홍준 박사과정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셀(Cell) 출판사가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3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은 뇌 영역들 사이의 복잡한 연결을 통한 영역 간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이에 뇌 연결성을 파악하기 위한 커넥톰(Connectome) 연구가 활발하다. 커넥톰이란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의 연결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뇌지도로서, 일종의 뇌 회로도라고 할 수 있다.

활발한 커넥톰 연구와는 달리 뇌 제어구조, 뇌의 복잡한 연결성에 내재된 동작 원리에 대한 이해는 아직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뇌의 강건하면서 효율적 정보처리 능력의 기반이 되는 뇌의 숨겨진 제어구조는 파악된 내용이 없다.

뇌 영역 간 네트워크 구축.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 (NIH)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 (Human Connectome Project)에서 제공하는 뇌영상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 정상인 100여명에 대한 개별 뇌 영역 간 네트워크와 정상인의 평균적인 뇌 영역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뇌의 제어구조 분석을 위해 ‘미국국립보건원(NIH)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에서 제공하는 정상인의 뇌 영상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뇌 영영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연구팀은 그래프 이론의 최소지배집합(minimum dominating set) 개념을 활용해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의 제어구조를 분석했다.

최소지배집합이란 네트워크의 각 노드(뇌의 각 영역)가 링크(뇌의 서로 다른 영역간의 연결)로 연결된 이웃 노드에 직접적 영향을 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노드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노드 집합을 말한다.

기존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체 네트워크 및 통신망, 전력망 등의 복잡계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데 있어서 최소지배집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복잡계 네트워크의 제어구조 분석 기술 개발.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연구팀은 최소지배집합을 기반으로 ‘제어영역의 분포 (distribution of control, DC)’와 ‘제어영역의 중첩 (overlap in control area, OCA)’ 이라는 두 가지 지표를 정의하고, 두 지표 값을 기준으로 총 네 종류의 제어구조를 정의했다. 그 후, 연구팀은 브레인 네트워크를 비롯해 실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네트워크의 제어구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최소지배집합을 기반으로 ‘제어영역의 분포(distribution of control)’와 ‘제어영역의 중첩(overlap in control area)’이라는 두 가지 지표를 정의한 뒤 이를 기준으로 총 네 종류의 제어구조를 정의했다.

이후 연구팀은 브레인 네트워크를 비롯해 도로망, 통신망, 소셜 네트워크 등 실존하는 다양한 복잡계 네트워크가 어떤 제어구조를 갖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뇌는 다른 대부분 네트워크와는 달리 제어영역이 분산된 동시에 서로 중첩된 특이한 구조로 이뤄짐을 밝혀냈다.

뇌의 제어구조 규명.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뇌 영역 사이의 복잡한 연결성에 내제되어 있는 뇌의 제어구조를 규명했다. 뇌는 도로망, 통신망, 소셜네트워크 등 실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네트워크들과 매우 다른 특별한 제어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뇌의 이러한 제어구조는 인지기능 수행을 위한 강건하면서도 효율적인 정보처리 능력의 근간이 됨을 밝혀냈다.

뇌의 이러한 제어구조는 외부 섭동에 의한 네트워크의 높은 강건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여러 인지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영역들의 상호 활성화를 다양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IT와 BT가 융합된 시스템생물학 접근을 통한 브레인 네트워크의 구조분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인 네트워크의 진화적 설계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컴퓨터 과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조 교수는 “지금껏 뇌의 제어구조가 밝혀진 바가 없었다”라며 “복잡한 연결성에 숨겨진 브레인 네트워크의 진화적 설계원리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뇌의 동작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용어설명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

복잡한 생명현상이 단일인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인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이해하고 이를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21세기 바이오분야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융합연구 패러다임이다.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 (Human Connectome Project)

미국에서 수행된 인간의 구조적, 기능적 뇌지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서, 2009년 미국국립보건원 (NIH)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최소지배집합 (Minimum dominating set)

최소지배집합이란 개별 노드 (node) 가 링크로 연결된 이웃한 노드를 지배한다고 가정할 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노드들을 지배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드 집합을 의미한다. 최소지배집합은 여러 생체 네트워크 및 통신망 등 다양한 공학 네트워크에서 해당 네트워크를 제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발적 특성 (Emergent property)

창발적 특성이란 어떠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할 때 비로소 나타나는 새로운 특성을 일컫는다. 이러한 창발적 특성이 생명체의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 낸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뉴런들이 동시다발적인 발화를 통해 생성하는 뇌파는 뇌의 창발적 특성의 대표적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