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독특한 눈 구조를 가진 부채벌레목 곤충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를 모사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제노스 페키를 모사해 개발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는 기존 이미징 시스템보다 더 얇으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광시야각과 높은 분해능을 갖는다. 감시 및 정찰 장비, 의료용 영상기기, 모바일 등 다양한 소형 이미징 시스템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동민, 장경원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 Applications)’ 10월 24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제노스 페키의 시각기관을 모사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 Xenos peckii vision inspires an ultrathin digital camera)

정 교수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광학 구조를 모방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반딧불이의 배 마디 구조를 분석해 광효율을 높은 LED 렌즈를 개발한 바 있고, 생체모사를 통한 무반사 기판을 제작하는 등 해당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전자기기 및 광학기기의 소형화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카메라 모듈은 광학적 수차를 줄이기 위해 광축을 따라 복수의 렌즈로 구성돼 있어 부피가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모듈을 단순히 크기만 줄여 소형기기에 적용하면 분해능과 감도가 떨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곤충인 제노스 페키의 시각구조를 적용한 렌즈를 제작했고 이를 이미지 센서와 결합한 초박형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체 시각구조 중에서도 곤충의 겹눈구조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오마티디아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광학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부피를 유지하면서도 넓은 광시야각을 가지며 물체의 빠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좌) Xenos peckii 의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SEM) 영상. (우) 형광 염색된 Xenos peckii의 시각구조.

특히 ‘Xenos peckii’는 독특한 시각구조를 지니고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겹눈구조에서는 수백, 수천 개의 오마티디아에서 한 영상을 얻는 반면 ‘Xenos peckii’는 각 오마티디아마다 개별의 영상을 획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오마티디아 사이에는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각 영상 간의 간섭을 막는다.

정 교수 연구팀은‘Xenos peckii’의 시각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와 마이크로렌즈 어레이로 구성된 초박형 렌즈를 제작했다. 제작에는 양산이 가능한 MEMS 공정을 이용했다. 볼 렌즈 임프린팅 및 3D 모세관 충진 기법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 렌즈를 평면의 이미지 센서 위에 바로 집적시켜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를 완성했다.

(좌) MEMS 공정을 통해 제작된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의 SEM 영상. (우) 완성된 초박형 디지털 카메라의 광학 영상.

연구팀이 개발한 카메라는 2mm 이내의 매우 작은 크기로 제노스 페키의 겹눈구조를 모방해 수십 개의 마이크로프리즘 어레이와 마이크로렌즈 어레이로 구성된다. 마이크로프리즘과 마이크로렌즈가 한 쌍으로 채널을 이루고 있으며 각각의 채널 사이에는 빛을 흡수하는 중합체가 존재하며 각 채널 간 간섭을 막는다.

각각의 채널은 화면의 다른 부분들을 보고 있으며 각 채널에서 관측된 영상들은 영상처리를 통해 하나의 영상으로 복원돼 넓은 광시야각과 높은 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다.

정기훈 교수는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 연구는 기존의 평면 CMOS 이미지 센서 어레이에 마이크로 카메라를 완전히 장착한 초박형 곤충 눈 카메라의 첫 번째 데모이며 다양한 광학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