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연구 성과물이 IT 전자기기 등 생활 전반에 적용되면서 AI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AI Winter’가 지나고 다시 찾아온 ‘AI 봄’의 이면에는 유관 분야 연구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협업 과정이 있다.

인공지능 연구 초창기부터 심리학, 생물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의학, 뇌과학 등 분야별 연구자들이 교류, 연구결과를 공유해온 ‘제18회 한중일 신경생물학과 신경정보학(Neurobiology and Neuroinformatics) 심포지엄(NBNI2018)’을 찾았다. 워크숍은 15~16일 양일간 제주시 오션스위트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KAIST 인공지능연구소, KNU AI기술연구소, 일본 RIKEN 뇌과학센터, 중국 PKU-McGovern 뇌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뇌공학학회, ETRI SW.Contents 연구실, KAIST 국제협력프로젝트, 일본 RBOmC, 베이징대가 후원했다.

첫날 워크숍에는 시우(Si Wu, 베이징대), 김학진(고려대), 히로유키 나카하라(Hiroyuki Nakahara, 교토대, RIKEN 뇌과학센터), 루이스 타오(Louis Tao, 베이징대), 이수영(카이스트), 후안 루오(베이징대), 최윤석(텍사스A&M, 삼성리서치) 요코 야마구치(도쿄대,RIKEN 뇌과학센터), 켄지 도야(와키나와대학원대) 교수 등이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시 우(si wu) 베이징대 교수는 ‘생물학적 인공적 지능에서 느림의 기술(The Art of Being Slow in Biological and Artificial Intelligence)’을 주제로 오전 첫 세션 발제를 했다.

강연에 따르면 신경정보 처리과정이 매우 느리며, 이 지연은 계층적 신경 경로에서 뉴런이 계층간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데 불가피하다. 망막(35ms)을 통해 받아들여진 정보가 시각 정보처리 경로(LGN-V1-V2-V4-TEO-TE-Amygdala)를 거쳐 척수(225ms)에 이르고, 신체 동작(250ms)으로 연결되기까지 지연이 발생한다.

실제로 망막에서 시각영역 피질 V1까지 신경 정보가 전달되는데는 50ms가 소요된다. 최장기간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한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서브는 시속 200km다. 50ms의 지연은 공을 시각으로 확인하고 반응하기까지 3m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측은 지연을 보상한다. 두뇌에는 이같은 신경 전달의 지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기제로 물체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신경 트래킹 모듈이 존재한다. 신경시스템이 동작 패턴을 인식, 시각 정보 등 데이터의 일시적 구조를 추출하는 신경시스템을 위해 기능하는 의사결정 모듈(Decision making module)이다.

‘느림’의 이점은 다중 감각기관에서 받아들인 일시적 정보를 일정 시간 모션 정보로 처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시각을 인식,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빠른 물체에 대응이 지연되면 사람의 경우 스포츠 등 신체 활동에서, 동물의 경우 생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시 교수는 예측 기반 신경 트래킹과 의사결정 모듈이 인공지능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질하(subcortical) 동작패턴 인식 기능을 기계(Machine) 인지에 적용해  네트워크 모듈 저장소, 딥 리저브 네크워크 구성, 전용 칩, 동작을 예측하고 추적하는 기기 개발 등에 적용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는 다중 지연의 통합, 지연의 정의, 뉴런 정보처리 지연의 원인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다.

사회적 판단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작용 기제 규명

이어 김학진 고려대 교수는 ‘사회적 의사결정을 위한 가치 연산의 신경 메커니즘(Neural Mechanism of Value Computation for Social Decision-making in Humans)’을 주제로 강연했다.

인정추구(Approval-Seeking),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의 일상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강력하고 근본적인 동기이지만 사회적 판단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작용 기제에 대한 이해는 현재까지 확실치 않다.

김 교수는 연구실에서 수행한 최근 연구들을 토대로 사회적 인식과 가치 연산에 강한 연관을 갖는다고 알려진 내측전전두피질(Rostromedial prefrontal cortex, RMPFC)이 의사결정을 위한 인정추구의 동기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내측전전두피질의 활성화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친사회적 행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측정에서 나타난 RMPFC 활성화는 참가자들이 자신과 매칭된 그들의 실험 파트너를 평가하는 사회적 관찰 실험을 통해 측정됐다.

또한 연구팀은 타인의 부정적 평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욕망이 사회적 규범의 제약아래 청소년기에서 성년기까지 나이가 들면서 복합적이고 정교한 방식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또한 RMPFC 기능의 발달적 성숙에도 의존했다.

이들 일련의 연구들은 인정 추구가 정교함의 수준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사회적 판단과 의사결정의 다양한 형식상 주요 동인일 수 있음을 제시한다. RMPFC는 또한 외부 환경의 맥락적 변인들의 제약에 따라 인정 추구의 내적 동기를 조정(modulating)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인정 추구의 행태적 표현(manifestation)이 내적, 외적 가치평가 상호작용에서 안정적일 수 있는지 제시하는 사회적 가치평가(Social Valuation)을 위한 내측전전두피질(MPFC) 기능의 계층 모델을 소개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측정결과에 따르면, DMPFC는 맥락 의존적 비사회적 평가에 반응했다. RMPFC는 맥락 의존적 사회적 측면에, VMPFC는 맥락 독립적 사회적 평가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ACC 영역이 사회적 평가에서 활성화됐다.

환경적 자극에서 유입되는 외부 정보는 배내측 전전두 피질(Dorsomedial prefrontal cortex, DMPFC)과 RMPFC/pACC로 반영되고, 배고픔과 안전 등 신체적 신호에 민감한 내부 벨류에이션은 RMPFC/pACC와 복내측 전전두 피질 VMPFC(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로 반영된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 앞서 김 교수는 하버드대 레아 섬머빌(Leah H. Somerville) 교수, 윤이현 박사과정 연구팀과 타인의 부정적인 평가가 자기 방어욕구를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타인의 부정적 평가에 따른 자존감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자기 방어욕구가 공격적 행동으로 표출 될 수 있고, 이러한 행동이 사회적 규범과 상충하면 자기 방어욕구는 다양하고 복합적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했다.

실험에서는 10세에서 25세가지 참가자들에게 준비한 재료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도록 요구, 2주후 참가자들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측정아래 다른 파트너 참가자들과 작품을 상호 평가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상대방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는지를 자기방어 욕구로 측정했다.

실험결과 청소년들은 즉각적인 자기방어 욕구를 보이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성년이 될수록 즉각적인 평가 경향성은 감소하고 누적된 부정 평가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작품을 평가하는 경향이 증가했다.

fMRI를 통한 뇌 반응 측정결과, 누적된 부정적 평가에 바탕한 정교하고 복잡한 자기 방어 행동은 내측전전두엽피질의 기능적 발달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는 인정 추구가 모든 연령층에서 논리적 판단과 의사결정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