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과 MASGA…동맹 격상인가 위험 관리인가
워싱턴 스팀슨센터 세미나서 양국의 기대 차이 부각… 미국 조선소 재건의 관건은 장기 발주·인력·규제 개혁
한미 조선 협력이 미국의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실질적인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투자 발표를 넘어 장기 발주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 워싱턴에서 나왔다. 한국은 조선 협력을 한미동맹의 전략적 확장 기회로 바라보지만, 미국은 자국 조선업의 생산 공백과 해군 전력 유지 문제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는 10월 26일(현지시간) 한미조선협력센터(KUSPC)와 함께 ‘한미 조선 협력의 현황과 다음 단계’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화디펜스USA, HD현대 미국 법인 등 업계 관계자와 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해 선박 건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기술 협력, 인력 확보와 규제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한미 조선 협력, 기대의 차이가 사업 위험으로
세미나에서 데이지 드라우트-베하레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한국이 조선 협력을 동맹 관계를 격상하는 기회로 보는 반면, 미국은 통제된 위험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국이 협력의 목적을 다르게 이해하면 한국 기업이 기대하는 기술 협력과 장기 사업 기회가 미국의 산업 재건 목표와 어긋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정규 한미조선협력센터장은 미 해군 지원함 MRO, 미국 내 조선소 투자,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 등에서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복잡한 규제와 공급망 병목, 숙련 인력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지 투자가 지속되려면 규제 개선뿐 아니라 장기간 유지되는 수요와 경제적 유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조금 논쟁과 재정 부담… 정책의 지속성이 관건
세미나에서는 미국 정부가 조선산업에 어느 정도의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지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신시아 쿡 CSIS 선임연구원은 동맹 협력에서 안보적 기여와 경제적 부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논의했다. 에릭 랩스 미 의회예산국(CBO) 선임연구원은 과거 미국의 상업용 조선업 보조금 정책을 거론하며, 대규모 보조금 없이 국내 건조 역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에릭 레이븐 전 미 해군차관은 미국 조선 역량 재건이 수개월이나 수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협력 범위에 대한 정치적 측면의 도전을 포함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국가 안보 과제로 규정하더라도 실제 예산 배분과 산업 지원 방식은 별도의 정치적·재정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책 목표가 장기적이어도 예산과 조달 규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기업의 투자 판단은 불확실해질 수 있다.
문제는 수요의 예측 가능성
이번 배치는 비핵보유국이 동맹국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을 자국 기지에 상시 수용하며 운용·정비 생태계를 바닥부터 구축하는 사상 첫 사례다.
특히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협력을 본격화하고 자체 핵추진잠수함 확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한국으로서는, 동맹 간 기술 이전 수준과 기지 인프라 구축 비용(80억 호주달러), 전문 인력 양성 일정을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선례가 된다.
다만 미국 군사 전문 매체들과 의회 일각에서는 미 본토 조선소들의 잠수함 건조 지연과 숙련공 부족 문제를 최대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미 해군의 연간 버지니아급 건조량이 목표치(연 2척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호주 순환 배치 및 향후 함정 매각이 자칫 미 해군 자체의 인도·태평양 작전 가용 전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투자 약속을 수주와 생산능력으로 연결해야
한미 조선 협력의 성과는 투자액이나 양해각서 체결 건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발주 규모와 계약 기간, 미국 현지 생산량, 숙련 인력 확보, 공급망 현지화, MRO 수행 능력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한국 조선사에는 미국 시장 진출과 군수지원 사업 확대라는 기회가 있지만, 장기 수요가 보장되지 않으면 현지 투자 위험도 커진다. 미국은 동맹국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지만, 국내 조선소의 생산성과 인력 기반을 회복하려면 자체적인 조달·교육·공급망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마스가의 향후 진전 여부는 양국이 협력의 전략적 의미에 합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년간의 발주와 예산, 규제 개혁을 실제 제도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한미 조선 협력이 일회성 투자에 머물지, 장기적인 산업·안보 협력으로 자리 잡을지는 이 제도적 기반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마련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건설과 미 해군 함정 정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책 서클이 이 협력을 동맹 격상이 아닌 위험 관리로 본다면, 한국이 기대하는 장기 물량과 기술 협력의 폭은 줄어들 수 있다. 협상에서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자리였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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