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발 낸드플래시 가격 5배 폭등에 메모리 반도체 협상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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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발 낸드플래시 가격 5배 폭등에 메모리 반도체 협상력 약화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폭등…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협상력 약화

저장 용량 마진 80%’ 애플, 낸드플래시 가격 폭등에 수익성 비상

글로벌 스마트폰 및 IT 기기 제조사인 애플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인해 부품 조달 시장에서 협상력 약화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년간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압박해 온 애플이 최근 AI 열풍으로 인해 공급업체들과의 역학 관계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과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력 제품의 대규모 물량을 앞세워 한때 전 세계 낸드플래시 공급량의 20% 이상을 사들이는 최대 구매자로 군림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메모리 제조사들에 타 고객사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최혜 고객’ 조항을 요구하고, 공급업체의 회계 장부까지 검사하며 업계 최저 수준의 납품 단가를 강요해 왔다. 또한 납품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시장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제품 인수를 거부해, 공급업체들이 애플 전용으로 생산한 반도체를 재고로 떠안고 추가 단가 인하 요구를 수용하게 만드는 방식을 반복해 왔다.

이 같은 저가 조달 구조를 통해 애플은 기기 저장 용량 업그레이드 판매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추산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저장 용량 추가 옵션 판매를 통해 평균 80% 이상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불황기였던 2023년 전 세계 낸드플래시 업계가 약 19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동안에도, 애플은 저장 용량 업그레이드 판매만으로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매출총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일부 메모리 공급업체 임원들이 애플의 가혹한 단가 인하 압박에 대한 반감으로 아이팟 기기에 총을 쏘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공급망 내부의 불만은 누적된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주도권은 제조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AI 서버 구축을 위한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5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자금력을 갖춘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메모리 물량을 선점하자, 공급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애플의 저가 납품 요구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의 월트 쿤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애플이 그동안 메모리 공급업체들을 상대로 매우 가혹한 가격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AI 수요 급증으로 협상력의 균형이 이동하면서 메모리 업계가 수익성 회복과 함께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원가 상승과 공급망 우위 상실이 맞물리면서 애플의 하드웨어 마진 방어 및 제품 가격 책정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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