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포 중심 설계에서 장거리 정밀타격으로 임무 전환, 실전 배치까지는 시험·통합 과제 남아
미 해군이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을 극초음속 무장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조선·방산기업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untington Ingalls Industries·HII)는 2026년 10월 19일 미 해군으로부터 줌월트급 구축함 린든 B. 존슨함(USS Lyndon B. Johnson·DDG 1002)의 해상시험을 위한 9,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변경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함정의 전투체계 시험과 해상시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함정은 재래식 신속타격(Conventional Prompt Strike·CPS) 무장체계 통합을 포함한 현대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극초음속 무장 통합을 위한 함정 현대화가 시험·검증 단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9,900만 달러 계약을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사시험이나 실전 배치가 완료됐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HII의 공식 발표는 해상시험과 전투체계 관련 작업을 계약의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줌월트급, 함포 중심 설계에서 극초음속 타격으로
줌월트급은 낮은 레이더 반사 특성을 고려한 스텔스 선체와 통합 전기추진체계를 적용한 미 해군의 대형 유도미사일 구축함이다. 당초 함정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155㎜ 첨단 함포체계(Advanced Gun System·AGS) 두 문을 활용한 장거리 함포 지원 능력이었다.
그러나 전용 유도탄의 높은 비용 문제로 함포 운용 계획의 경제성이 흔들리면서, 미 해군은 줌월트급의 임무 구성을 장거리 정밀타격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기존 함포체계를 제거하고 대형 미사일 발사관을 설치해 CPS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함정을 개조하는 방식이다.
CPS는 극초음속 활공체를 활용해 고가치 표적을 장거리에서 재래식 탄두로 공격하도록 개발되는 무기체계다. 미 해군은 이를 통해 적의 방공망과 접근거부·지역거부(A2/AD) 능력이 강화된 환경에서도 주요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려 한다.
중요한 변화는 함정의 외형이나 스텔스 성능 자체보다 무장과 임무의 전환이다. 줌월트급은 기존의 함포 지원 중심 개념에서 벗어나 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공하는 해상 플랫폼으로 재설계되고 있다.
린든 B. 존슨함 현대화와 9,900만 달러 계약
미시시피주 파스카굴라에 위치한 HII 잉걸스 조선소는 2022년 1월부터 린든 B. 존슨함의 전투체계 설치·활성화·시험 작업을 수행해 왔다. 이번 계약 변경은 함정의 해상시험을 위한 후속 작업을 지원한다.
HII는 이번 사업을 미 해군의 단계적 함정 인도 전략의 일부로 설명했다. 함정 건조 이후 전투체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작전 투입이 가능하지 않다. 각종 센서와 전투관리체계, 통신·네트워크, 무장 통합 상태를 확인하고 해상에서 함정의 운용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극초음속 무장 통합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더 복잡해진다. 대형 발사관의 구조적 통합뿐 아니라 함정의 전력·전투체계와 무장 운용체계가 제대로 연동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사일 자체의 개발·생산·비행시험 역시 별도의 과제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이러한 함정 현대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반면 계약 금액만으로 시험 완료 시점이나 극초음속 무장의 작전 능력 확보 시기를 확정할 수는 없다.
세 척의 줌월트급, 동일한 전력화 경로를 밟을까
줌월트급은 줌월트함(DDG 1000), 마이클 몬수어함(USS Michael Monsoor·DDG 1001), 린든 B. 존슨함(DDG 1002) 등 세 척으로 구성된다.
선도함 줌월트함은 CPS 통합을 위한 현대화 이후 2026년 1월 건조사 해상시험을 완료했다. 이는 함정 현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이지만, CPS의 함정 발사 비행시험과 실전 운용 능력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린든 B. 존슨함도 CPS 통합 대상이다. 반면 마이클 몬수어함은 향후 현대화 기간에 CPS 체계를 통합할 계획이다. 따라서 세 척이 동일한 시점에 같은 수준의 무장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GAO는 줌월트급의 독자적인 레이더·전투체계·네트워크 구조가 유지·보수 비용과 장기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고유 시스템을 해군의 표준 체계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추가 비용과 일정 문제가 남아 있다.
결국 줌월트급의 전력화는 단일 무기체계의 통합을 넘어 함정 전체의 유지 가능성과 비용 효율성을 함께 검증하는 사업이다.
분석: 극초음속 무기의 성능보다 중요한 생산과 통합
줌월트급 현대화는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해상 전력에 편입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스텔스 설계와 대형 전기추진체계를 갖춘 플랫폼에 장거리 타격 무장을 결합하면, 미 해군은 적의 방공망과 장거리 타격 능력이 강화된 전장에서 새로운 공격 옵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가 보여주는 현실은 낙관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함정 현대화 일정은 지연됐고, 미사일 생산량은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시험 일정도 조정됐다. 미사일의 성능이 우수하더라도 충분한 수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함정과 통합하지 못하면 실전에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된다.
9,900만 달러 계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함정 시험·검증 과정의 일부다. 계약 자체가 극초음속 무장 전력화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줌월트함의 CPS 함정 발사 비행시험이 2027년 계획대로 진행되는가. 둘째, CPS 미사일 생산량과 품질 문제가 개선되는가. 셋째, 린든 B. 존슨함의 전투체계 시험과 해상시험이 무장 통합 일정에 맞춰 완료되는가.
줌월트급의 성패는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했다는 사실보다, 그 무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실제 해상작전에서 반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Contact: navy@scimonitors.com | Linked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