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F “미국 빅테크 편중된 제재 통상 마찰 초래”
외국기업 과징금도 美 비중 81%…中 1% 미만
USTR 수수료·무역법 301조 대응 가능성 시사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이 국내 기업보다 평균 21배 높다는 미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오면서, 미 무역 당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2016년부터 2025년까지의 공정위 법 집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에 부과된 평균 과징금이 한국 기업의 21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 인프라 및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주요 미국 빅테크 3개 사가 지난 10년간 대미 과징금 총액의 96.5%를 차지하며 격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잭 니카스트로(Jack Nicastro) ITIF 독점금지정책 분석가는 “공정위의 법 집행 기록을 보면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불균형적인 과징금 부담을 안고 있다”며 “공정위는 위반 행위의 경중에 부합하고 유사 사례 간 일관성을 유지하는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부 수치를 보면, 시정명령을 받은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의 평균 과징금은 2,190억 원에 달했다. 반면 더 중대한 불법 행위로 간주되는 형사 고발 조치를 받은 한국 대기업집단의 평균 과징금은 320억 원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례(미국 기업 부과 총액의 87%)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은 한국 기업 전체 평균의 3배를 기록했다.
외국 기업 간 격차도 두드러졌다. 공정위가 외국 기업에 부과한 전체 과징금 중 미국 기업의 비중은 81%를 넘어선 반면, 중국 기업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공정위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추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통상 압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온플법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미국 기업에 대한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 역시 관련 사안을 주시하며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등 공식 입장을 통해 다음과 같이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의 플랫폼 규제 입법 동향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집행 과정에서 비차별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충분히 보장되는지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미국의 혁신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표적 삼거나 양국 간 디지털 무역 협정을 저해하는 어떠한 조치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The U.S. government is closely monitoring legislative developments and KFTC enforcement actions in Korea to ensure nondiscrimination and procedural fairness. We raise serious concerns regarding any measures that unfairly target U.S. innovative firms or undermine bilateral digital trade commitments.)
로드리고 발본틴(Rodrigo Balbontin) ITIF 통상 부디렉터는 “한국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과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디지털 무역 공약을 준수해야 한다”며 “한국의 기조 변화가 없을 경우, 미 행정부는 미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관세를 넘어 한국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부과, 제한 조치, 기타 무역 특혜 중단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세진 ITIF 한국혁신경쟁력센터 부디렉터 또한 “미국 기업들이 대중국 기술 경쟁에 직면한 상황에서 차별적 규제 집행은 혁신에 투입될 자원을 분산시킨다”며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 유지를 위한 공정위의 비차별적 법 집행을 촉구했다.
편집장/ Editor-in-Chief
국가 안보 정책과 연계된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 영향력 있는 분석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핵심 과학기술 연구, 글로벌 안보, 지정학, 해양 전략을 주제로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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