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AI for Science’ 확대… NSF·웰컴 생어 등 20개 연구 파트너 참여
클로드 크레딧 지원 재단·연구기관 확대… gnomAD 유전체 데이터부터 신경과학·기후 연구까지
앤스로픽(Anthropic)이 과학 연구용 인공지능(AI) 지원 프로그램인 ‘AI for Science’를 재단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확대한다. 앤스로픽은 2026년 10월 28일 공식 발표에서 과학 재단·학회 6곳, 연구기관 6곳, 개별 연구 프로젝트 6건과 기존 협력 기관 2곳 등 총 20개 파트너를 소개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슬론재단(Sloan Foundation), 시몬스재단(Simons Foundation), 웰컴 생어 연구소(Wellcome Sanger Institute),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등이 참여한다. 이번 확대는 연구자 개인에게 클로드(Claude) 사용 크레딧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기관과 연구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협력 모델로 지원 범위를 넓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AI for Science는 2025년 5월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앤스로픽은 생물학·의학·물리학·화학·기후과학·수학 분야의 수백 개 프로젝트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클로드를 활용해 문헌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 가설을 설정하거나 실험 설계와 코드 작성 등을 보조할 수 있다. 다만 AI가 생성한 가설이나 분석 결과가 곧 과학적 발견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연구에서는 데이터의 품질과 분석 과정의 재현성을 검증하고, 필요한 경우 실험을 통해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협력에는 연구비 지원 재단과 과학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도 포함됐다. 슬론재단과 시몬스재단은 기초과학과 수학 등 여러 연구 분야를 지원하며, 슈미트 사이언시스(Schmidt Sciences)는 AI와 첨단 컴퓨팅을 포함한 연구 영역에 관여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기초과학과 과학 교육을 지원하는 연방기관이다. 미국화학회 산하 CAS도 참여 목록에 포함됐다. 이 같은 협력은 연구기관이 AI 도구를 개별 연구자의 선택에만 맡기지 않고 연구 지원 체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기관별 크레딧 배정액과 연구자 선정 기준, 지원 일정은 공개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기관 파트너에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웰컴 생어 연구소,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글래드스톤 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관은 천문학, 유전체학, 분자생물학, 생명의학 등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계산 작업이 중요한 연구 분야에서 활동한다. AI는 방대한 관측·유전체 데이터를 탐색하고 분석 후보를 좁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의 신뢰성은 모델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데이터 출처, 통계적 검증, 연구 과정의 투명성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
개별 프로젝트 중에서는 인간 유전적 변이 데이터베이스인 gnomAD(Genome Aggregation Database)가 주목된다. gnomAD는 80만 명 이상의 DNA 데이터를 통합한 유전체 참조 데이터베이스로, 연구자들이 유전적 변이를 평가하고 희귀질환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데 활용된다. 신경과학 프로젝트인 FlyWire는 초파리 뇌의 신경 연결망을 분석하며, 존스홉킨스대의 AstroPath는 종양 조직의 세포 단위 영상 분석을 연구한다. 컬럼비아대의 LEAP 프로젝트는 AI와 물리학을 결합해 기후 모델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수학 분야의 Tau Ceti는 Lean 기반 수학 증명의 형식화와 공유를 다루며, Centre for Population Genomics는 다양한 인구집단의 유전체 데이터와 희귀질환 진단 도구를 연구한다.
기존 협력 사례인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연구 캠퍼스와 앨런 연구소도 이번 발표에 포함됐다. 자넬리아는 AI 에이전트와 실험실 장비의 연계를 위한 공통 규격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앨런 연구소는 뇌·세포·면역계 관련 공개 데이터와 도구를 분석하는 AI 에이전트 활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AI가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을 넘어 실험 과정과 연구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자동화된 실험과 분석이 연구자의 검증 절차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앤스로픽은 과학자를 위한 클로드 팀 요금제와 프로젝트별 크레딧 지원도 구분해 운영한다. 2026년 8월 발표에서는 과학자용 팀 요금제 좌석 1만 개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계획을 소개했다. 당시 발표 기준으로 일반 좌석은 무료이며, 사용량 한도가 더 높은 프리미엄 좌석은 월 15달러로 제시됐다. 프로젝트별 크레딧은 별도의 신청·지원 경로다. 앤스로픽이 설명한 프로젝트당 최대 5만 달러의 크레딧은 개별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는 지원 한도이며, 이번에 발표한 20개 파트너에 각각 같은 금액이 배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확대는 AI 기업의 과학 연구 전략이 모델 제공을 넘어 연구비 지원 조직, 대형 연구기관, 공개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협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앤스로픽은 오픈 데이터셋,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공유 표준 등 과학계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개 발표만으로 실제 연구 생산성 향상이나 과학적 성과를 확정하기는 어렵다. 기관별 지원 규모와 선정 기준, 연구 결과에 대한 평가 지표도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AI for Science의 성과는 참여 기관 수보다 연구 현장에서 확인되는 결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연구 시간 단축, 분석 결과의 재현성, 공개 데이터와 코드의 활용도, 동료 검토를 거친 논문과 연구 성과가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 AI 사용 크레딧이 실제 연구 역량을 높이고 그 결과가 과학계 전체에 공유된다면, 이번 협력은 AI 기술을 공공 연구 인프라와 연결하는 사례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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