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에이전트 AI로 항공기·로봇·자율주행 설계 가능성 제시
그림과 글을 함께 이해한 뒤 물리 법칙을 적용해 스스로 추론하는 인공지능(AI)이 실제 물리 세계를 설계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기계학습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 국제 챌린지에서 우승하며 이러한 차세대 AI 기술력을 입증했다.
KAIST는 AX학과 문일철 교수 연구팀이 ICML 2026 공식 워크숍인 ‘AI4Math Workshop(AI 기반 수학·과학 추론 워크숍)’이 개최한 ‘시각적으로 정의된 물리 문제 풀기(Visual Grounded Physics Problem Solving)’ 국제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그림과 텍스트로 제시된 물리 문제를 이해한 뒤 뉴턴 역학 등 물리 법칙을 적용해 정답과 풀이 과정을 함께 생성하는 AI의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 경연이다. 단순 계산이나 문제 풀이를 넘어 이미지와 텍스트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복잡한 물리 현상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겨루는 것이 특징이다.
챌린지는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6일까지 진행됐으며, ETH 취리히와 푸단대, 상하이 이노베이션 연구소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을 포함한 139개 팀이 참가했다. KAIST 연구팀은 최종 평가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ICML 공식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여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각각 독립적인 에이전트로 구성한 뒤 서로 답을 검증하고 토론하는 멀티에이전트 AI 구조를 개발했다. 다양한 AI가 협업하며 추론 결과를 상호 검증하도록 설계해 개별 모델의 오류를 줄이고 추론의 신뢰성을 높인 것이 우승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에는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곽지석 박사과정 학생을 비롯해 KAIST 응용인공지능연구실(AAILab) 연구진 5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AI가 시험 문제를 푸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물리 환경을 이해하고 설계와 운용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향후 항공기와 로봇, 자율주행차, 우주 시스템 등 실제 물리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차세대 AI 설계·의사결정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일철 교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에이전트로 전환한 뒤 다양한 에이전트가 토론과 검증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하나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미래를 독점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대회는 물리 문제를 푸는 경연이었지만, 본질적으로는 항공기 설계와 운용처럼 실제 물리 환경을 최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AI 기술을 겨루는 대회였다”고 말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이번 우승은 AI가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산업과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KAIST는 미래 산업을 이끌 차세대 AI 원천기술 개발과 글로벌 AI 인재 양성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사람중심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개발사업과 ITRC 국방군집체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