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XX에서 무인수상정까지…美 해군 유무인 복합함대 확장
F/A-XX·CCA·MUSV…미국 해군 새로운 작전구조
2026년 9월, 단 한 달 사이에 미국 버지니아의 항구 도시 노퍽에는 무인체계 전담 사령부 운영, 워싱턴에서는 20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함재기 계약, 대서양 건너 조선소 세 곳은 신형 무인수상정 30척 수주가 진행됐다. 각각의 서로다른 이벤트로 미 해군이 그리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사람이 지휘하고 로봇이 위험을 대신 짊어지는 유무인 복합 함대다.
한 달 안에 벌어진 세 가지 결정
2026년 9월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리틀크릭-포트스토리 합동기지. 미 해군 참모총장 대럴 코들(Daryl Caudle) 제독이 직접 나서 리본을 끊었다. 로봇자율체계 전투발전센터(RASWDC) 개소식이다. “프로토타입은 전투력이 아니다. 전투력은 훈련된 수병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네트워크·군수·정비·소프트웨어·전술·지휘체계와 함께 운용할 때 만들어진다.” 코들 제독은 이렇게 말했다.
같은 주, 태평양 건너에서는 두 개의 대형 계약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하나는 차세대 함재기 F/A-XX. 다른 하나는 무인수상정 30척 양산. 세 사건은 서로 다른 부서, 다른 계약, 다른 발표문에서 나왔지만 방향은 하나였다. 유인 전력을 지휘·통제의 중심에 남겨두고, 위험한 임무는 점점 더 많은 무인체계로 확장하는 것.
대럴 코들 미 해군참모총장에 따르면 미 해군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드론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다. ‘드론을 함대의 작전체계 안에서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가’가 다음 단계의 문제다. 관련 소식은 Defense News에 보도됐다.
슈퍼호넷의 후계자, 그리고 그 옆의 무인기
F/A-XX는 1990년대부터 항모 갑판을 지켜온 F/A-18E/F 슈퍼호넷을 대체할 차세대 함재기다. 수년간 예산 다툼과 일정 지연에 시달려온 이 사업은, 2025년 3월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47 계약을 보잉이 따내면서 한동안 뒷전으로 밀렸다. 미 국방부 일각에서는 “산업기반이 두 개의 6세대 전투기 사업을 동시에 감당할 수 없다”며 F/A-XX를 최대 3년 늦추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러나 의회가 반발했다. 2025년 세제·지출 법안에 7억 5,000만 달러, 2026회계연도에 추가로 14억 달러를 F/A-XX에 배정하며 사업을 밀어붙였다.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스스로 “6세대”라 부르는 전투기를 빠르게 실전 배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지연은 2030년대 이후 미 해군이 항모에서 운용할 최신 전투기 고갈 위험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보잉과 노스럽그러먼 2파전 지속 중,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의 승인을 거쳐 계약자가 보잉으로 29일(현지시각) 최종 확정됐다. 계약 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기 계약에는 지상시험·비행적합성·무장통합시험용 시험기 여러 대가 포함된다. 미 해군은 F/A-XX가 2030년대부터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F/A-XX 하나만으로는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는다. 미 해군은 이와 별도로 함재기용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를 개발 중이다. 9월 초 공개된 요구조건에 따르면 해군은 최대 5톤의 무장을 운반할 수 있는 무인기를 검토하고 있으며, 목표 가격은 대당 3,000만 달러 수준이다. 항공모함의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크기와 운용성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미 해군은 이미 5개 업체와 함재형 CCA 개발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항공 매체 Aviation Week는 F/A-XX가 미래 항모항공단에서 장거리 타격을 담당하며 항모 방어 임무까지 수행하고, 여기에 무인 공중급유기 MQ-25 스팅레이와 차세대 CCA가 함께 편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즉 F/A-XX의 의미는 슈퍼호넷을 새 기체로 바꾸는 데 있지 않다. 유인 차세대 전투기를 중심으로 무인 항공기를 결합하는 새로운 항모항공단의 뼈대라는 데 있다.
4척에서 30척으로 — 실험실을 나온 무인함정
공중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바다 위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미 해군은 2026년 5월 중형 무인수상정(MUSV) ‘마켓플레이스’ 방식의 조달을 재출범, 시매신스·레이도스·새로닉테크놀로지스·갈리아노해양서비스·팩마테크놀로지스·버든·헌팅턴잉걸스(HII) 등 7개 업체를 해상시험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험은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고, 통과한 설계에는 각 1,500만 달러가 지급되며 후속 양산 자격이 주어졌다.
이 시험은 과거의 개념검증과 결이 달랐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에 따르면 일부 시험에서는 약 26시간 동안 360해리 이상을 항해하면서 지휘통제소의 입력을 단 한 차례만 받는 방식까지 검증됐다. 단순한 원격조종이 아니라, 주변 해양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에 따라 자율항해하며 장시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결과는 곧 물량으로 이어졌다. 미 해군은 2030년까지 MUSV 규모를 기존 4척에서 30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2027회계연도 예산에는 척당 약 4,000만 달러 수준으로 함정 3척분 1억 7,100만 달러가, 이후 5년간 47척분 31억 달러가 편성돼 있다. Naval Technology에 따르면 갈리아노·HII·새로닉 등이 양산 물량을 나눠 맡는 구조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MUSV를 단순한 실험 플랫폼이 아니라, 추가적인 전투공간과 능력을 제공하면서 위협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규정한다. Defense News가 인용한 2026년판 ‘Fighting Instructions’는 MUSV가 정찰(Scouting)·차폐(Screening)·타격(Striking) 임무를 수행하도록 구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구축함·순양함 중심의 함대 구조 대신, 상대적으로 작은 무인 플랫폼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켜 센서와 효과를 배치하는 개념이다.
왜 지금인가 — 태평양 ‘거리’와 중국 장거리 무기
F/A-XX와 MUSV가 같은 시기에 함께 움직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 해군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함정 숫자 부족이 아니다. 광대한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장거리 대함·대공 무기체계가 발전하면서, 항모와 대형 수상함이 적의 센서와 무기체계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Breaking Defense가 인용한 분석에서도 F/A-XX의 장거리 능력과 미래 CCA의 조합은 이런 장거리 교전환경에서 항모항공단의 작전범위를 넓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이에 미 해군이 추구하는 방향은 ‘더 큰 함정’ 하나가 아니다. 더 멀리 보고, 더 넓게 분산하며, 일부 플랫폼을 잃더라도 전체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무인체계는 바로 이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향후 유무인 복합함대의 또 다른 축은 수중을 포함한 입체전이다.
2026년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일본·한국·호주 해군이 서태평양에서 다국적 대잠수함전훈련(ASWEX)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미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JMSDF), 한국 해군(ROKN) 잠수함 각 1척과 호주 공군(RAAF)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호주 해군 연락장교가 요코스카의 미 해군 제7함대 예하 대잠전지휘부 작전센터를 통해 참가했다.
이번 훈련은 유인 잠수함·해상초계기·지휘통제체계의 다국적 상호운용성이 촛점이었다. 향후 MUSV와 무인수중체계가 이 네트워크에 편입된다면, 유인 잠수함·항공기 중심의 대잠전이 분산형 센서 네트워크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드론을 함대의 정식 전력으로 만드는 일
RASWDC 등장은 미 해군의 무인체계 정책이 ‘장비 구매’ 단계를 지나 ‘조직’ 단계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노퍽 인근 리틀크릭-포트스토리에 자리 잡은 이 센터는 미 함대전력사령부 예하의 에셜론3 전투발전센터로, 함대에 무인·자율체계를 실제로 통합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 획득·예산·기술표준을 담당하는 로봇자율체계 직할 포트폴리오관리자(DRPM RAS)와 역할을 나눠, RASWDC는 “운용상의 통합”에 집중한다.
Naval Technology에 따르면 코들 제독의 발언으로 현재 미국 무인체계 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결정적인 해양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로봇·자율체계를 운용·훈련·전개 방식 안으로 신속히 통합해야 한다.” 프로토타입 단계의 무인기·무인함을 아무리 많이 확보해도, 이를 실제로 다룰 수 있는 훈련된 수병과 뒷받침하는 네트워크·군수·정비 체계가 없다면 전투력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다.
2026년 9월, 한 주 사이의 세 가지 결정
| 영역 | 결정/사업 | 규모 | 목표 시점 |
|---|---|---|---|
| 공중(유인) | F/A-XX 함재기 개발 | 200억 달러 이상 | 2030년대 비행 |
| 공중(무인) | 함재형 CCA | 대당 목표 약 3,000만 달러, 최대 5톤 무장 | 5개 업체 개발 중 |
| 해상(무인) | MUSV 양산 | 4척→30척, 5년간 47척(31억 달러) | 2027회계연도 초도 인도 |
| 수중(유인 중심) | ASWEX 다국적 훈련 | 한·미·일 잠수함 3척 + 호주 P-8A | 2026.8.25~27 실시 |
| 조직 | RASWDC 창설 | 함대전력사령부 예하 에셜론3 센터 | 2026.9.24 창설 |
‘무인함대’가 아니라 ‘유인 중심의 분산형 함대’
결국 미 해군이 만들려는 미래는 모든 함정을 무인화하는 함대가 아니다. 유인 플랫폼을 지휘·통제의 중심에 남겨두면서, 무인체계를 대량·분산 배치하는 함대에 가깝다. F/A-XX는 고위험 공역에서 항모항공단의 중심 역할을 맡고, CCA는 그 옆에서 더 많은 센서와 무장을 전방으로 분산시킨다. MUSV는 해상에서 정찰·차폐·감시·타격 임무를 나눠 맡고, 대잠전에서는 잠수함과 P-8A 같은 유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동맹국 전력을 연결하며 앞으로 무인 수상·수중체계가 추가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 구조의 핵심은 플랫폼 하나의 성능이 아니라 전체 네트워크의 생존성과 확장성이다. 미 해군이 한 주 사이에 F/A-XX 계약과 MUSV 30척 조달을 발표하고, 그 직전 RASWDC를 출범시킨 것은 이 변화가 더 이상 개념연구에 머물지 않는다는 신호다.
다만 진짜 시험대는 아직 남아 있다. 통신이 끊긴 환경에서도 무인체계가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 적의 전자전·사이버 공격을 견딜 수 있는지, 여러 무인 플랫폼이 실제 전장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임무를 분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휘관이 어느 수준까지 자율체계에 임무수행 권한을 위임할 것인지가 남은 과제다. 미 해군이 최근 구축하고 있는 체계는 ‘사람이 타는 배와 비행기를 없애는 혁명’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했던 위험한 전장을 점점 더 많은 무인체계로 확장하는 변화에 가깝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Contact: navy@scimonitors.com | Linke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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