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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 본격화…2027 교육예산, ‘지거국’ 혁신 첫발

충남대 정문. credit:cnu갤러리.

교육부 예산 117조5962억원으로 10.6% 증가…거점국립대 혁신에 7944억원

부산대·전남대·충남대에 내년 교당 800억원…21개 지방국립대에는 6910억원 별도 투입

핵심은 대학 숫자가 아니라 ‘서울대와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본격적인 재정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교육부는 2027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0.6% 증가한 117조5962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가운데 고등교육 분야 예산은 18조9661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9269억원 늘었다. 정부는 증액된 고등교육 재정을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와 청년·인재의 지역 정주, 인공지능(AI)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예산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교육부는 2027년 ‘서울대 10개 만들기’ 관련 예산을 약 8,00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보다 약 1,5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책의 기본 방향은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거점국립대의 교육·연구 역량을 대폭 끌어올려 수도권과 지방의 대학 서열 및 인재 집중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지방대에 운영비를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전략산업과 대학의 연구·교육 역량을 연결해 지역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첫 지원 대상은 부산대·전남대·충남대

정부는 1일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첫 패키지 지원 대학으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선정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성장엔진과 AI 분야를 연계한 브랜드 단과대학, 융합연구원 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지원 규모는 대학당 약 700억원 수준이지만, 2027년에는 이를 8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정부가 제시한 사업 구조를 보면 단순한 대학 재정지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역의 산업·공간 전략과 대학의 교육·연구 기능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적인 예산 운용을 보장하면서도 지역 산업 기반과 정부의 성장 프로젝트와의 정합성 등을 주요 선정 기준으로 활용했다.

당초 교육부가 3개 대학에 약 1000억원 안팎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제 첫해 패키지는 약 700억원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2027년에는 대학당 800억원으로 확대된다.

9개 ‘지거국’에 5년간 4조원 추가 투입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둘러싸고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은 사업 규모다.

일부 보도에서는 정부가 약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거점국립대 혁신을 위한 특정 사업 및 패키지 지원 규모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반면 정부가 당초 제시한 큰 틀에서는 2030년까지 9개 거점국립대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년간 4조원 이상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이 제시돼 왔다.

2027년 예산안에서도 거점국립대 혁신 지원 예산은 7944억원으로 올해보다 1457억원 증가한다.

여기에 3개 대학에 대한 성장엔진·AI 패키지 지원이 별도로 확대되고, 지방국립대 전체를 대상으로 한 미래인재성장자금도 신설된다. 따라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특정 단일 사업의 예산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거점국립대 혁신·AI 인재양성·지방국립대 장기재정지원·지역인재 장학금 등을 묶은 지방대학 재정정책의 전체 구조로 봐야 한다.

21개 지방국립대 지원, 정책 외연은 더 넓다

정부는 특정 3개 대학만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을 계획이다.

2027년부터 21개 지방국립대에 6910억원 규모의 ‘미래인재성장자금’을 신설해 중장기적인 교육·연구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단년도 사업 중심의 대학 재정지원에서 벗어나 대학이 자체적인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청년을 지방에 묶어두기 위한 장학정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3280억원 규모의 지역균형발전 장학금을 신설하고, 지방국립대 신입생 약 6만명에 대한 등록금 지원에 2130억원을 투입한다. 지방사립대 지역인재장학금 대상도 기존 40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한다.

이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히 대학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정책이 아니라 학생 유입→교육·연구 역량 강화→지역 취업→지역 정주라는 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산 확대가 곧바로 ‘서울대 10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와 거점국립대 사이의 격차는 단순한 대학 운영비의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교수진의 연구 경쟁력, 대학원 시스템, 연구비 수주 능력, 첨단 연구시설, 우수 학생 유입, 기업과의 연구협력, 졸업생의 취업시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가 5년간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학생 1인당 교육비, 연구비, 상위권 연구성과, 대학원 경쟁력, 기업 공동연구, 지역기업 취업률과 정주율 등이 실제로 개선되는지를 따져야 한다.

특히 3개 대학에 우선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나머지 6개 거점국립대와 지방 사립대와의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역시 당초 성과에 따른 차등지원 가능성을 검토해 왔으며, 구체적인 재정 배분과 성과관리 방식은 정책 설계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돼 왔다.

‘지역산업 연계 국립대학 경쟁력 강화’ 핵심

결국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성공 여부는 서울대와 똑같은 대학을 지방에 9개 추가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현실적인 목표는 각 거점국립대가 지역 산업과 연결된 독자적인 연구·교육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부산대가 동남권 제조·물류·해양산업과 AI·첨단산업을 연결하고, 전남대가 광주·전남의 에너지·모빌리티·AI 산업과 결합하며, 충남대가 대전·충청권의 연구개발 생태계와 산업체, KAIST를 포함한 인근 국가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충남대, KAIST가 담장을 마주하고 있다. 두 학교는 과거 담장 사이를 오가는 공식 통행로를 운영하기도 했다.

정부가 실제 선정 과정에서 범정부 메가프로젝트와의 정합성, 지역 산업 기반, 기업의 이전·투자 여건, 대학의 준비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도 이 같은 접근을 반영한다.

따라서 이번 예산의 진짜 시험대는 대학에 얼마를 더 주느냐가 아니라 추가 재정이 지역의 산업·연구·인재 생태계를 얼마나 바꾸느냐에 있다.

‘서울대 10개’ 성패는 2030년에 판가름

2027년도 교육부 예산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구호에서 실제 재정정책으로 이동하는 첫 번째 중요한 단계다.

교육부 예산 자체가 117조5962억원으로 확대되고 고등교육 예산도 크게 늘어난 만큼, 정부가 지방대학에 투입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은 이전보다 커졌다. 동시에 지방국립대 등록금 지원과 미래인재성장자금까지 결합되면서 지방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의 구조도 바뀌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고 해서 대학 경쟁력이 자동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국회 심의와 사업 집행 과정에서 봐야 할 핵심 지표는 명확하다. ① 대학별 추가 재정투입 규모 ② 학생 1인당 교육비 변화 ③ 연구비·논문·특허 등 연구성과 ④ AI·첨단산업 인재 배출 ⑤ 지역기업 취업률 ⑥ 졸업생 지역 정주율 ⑦ 기업 투자와 대학 연구의 연계 효과다.

이 지표들이 실제로 개선된다면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단순한 대학 지원정책을 넘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반대로 대학별 예산만 늘어나고 우수 학생과 교수, 연구비, 기업이 수도권으로 계속 빠져나간다면 4조원 규모의 장기 투자는 또 하나의 지방대 재정지원 사업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예산안이 던지는 질문은 ‘서울대를 10개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투입할 수조원의 재정으로 수도권 밖에서도 학생과 연구자, 기업이 선택할 만한 대학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편집장/ Editor-in-Chief

국가 안보 정책과 연계된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 영향력 있는 분석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핵심 과학기술 연구, 글로벌 안보, 지정학, 해양 전략을 주제로 집필한다.

Contact: navy@scimonitors.com / Linke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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