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분산형 양자 센서 네트워크 구축에 900만$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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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분산형 양자 센서 네트워크 구축에 900만$ 투자

GPS 한계를 뛰어넘는 초정밀 항법, 양자 감지 및 보안 통신에 활용

미국 해군이 차세대 감지·항법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양자 센서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일 센서의 성능을 높이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 흩어진 센서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군사 작전은 물론 과학 연구 전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 국방부(DoD) 산하 해군연구소(ONR)는 미시간대학교의 장저선(Zheshen Zhang) 교수가 이끄는 연구 컨소시엄에 5년간 총 900만 달러(한화 약 131억 원) 규모 연구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미 국방부의 대표적인 대형 연구 프로그램인 ‘다학제간 대학 연구 이니셔티브(MURI)’의 일환으로, 물리학·제어공학·양자정보과학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가 핵심이다.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DISCO-DEQS(Distributed Control of Distributed Entangled Quantum Sensors)’다. 이름 그대로 양자 얽힘(Entanglement)을 활용해 분산된 센서들을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묶고, 이를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목표다. 쉽게 말해, 각자 따로 측정하던 센서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마치 하나의 초대형 센서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센서 기술이 넘기 어려웠던 ‘표준 양자 한계(Standard Quantum Limit)’를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센서 네트워크는 센서 수를 늘려도 측정 정밀도가 √N(루트 N) 수준으로만 개선된다. 하지만 DISCO-DEQS는 양자 얽힘을 이용해 센서들을 연결함으로써, 이론적으로 정밀도가 센서 개수 N에 비례해 향상되는 ‘하이젠베르크 한계(Heisenberg Limit)’에 도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훨씬 더 미세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차별점은 제어 이론(Control Theory)을 양자 센서망에 본격적으로 접목했다는 점이다. 미시간대학교의 피터 세일러(Peter Seiler) 교수 연구팀은 센서 배열을 단순한 실험 장치가 아니라 ‘동적으로 제어되는 시스템’으로 보고, 실시간 피드백 루프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즉각 분석하고, 다음 측정 과정에 반영함으로써 점점 더 정확해지는 지능형 센싱이 가능해진다.

양자 기술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안정성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양자 상태는 외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쉽게 붕괴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양자 오류 수정(QEC) 기술을 센서 네트워크에 통합해 신호 대 잡음비(SNR)를 높이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분산형 양자 센서망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시간대학교를 중심으로 프린스턴대학교, 메릴랜드대학교, 시카고대학교, 애리조나대학교,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등 미국 내 핵심 연구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미시간대와 프린스턴대에 구축된 첨단 실험 테스트베드에서는 이산 변수와 연속 변수 방식의 양자 플랫폼을 모두 검증하며, 이론과 실험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구조를 갖췄다.

미 해군이 이 기술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GPS 신호가 차단되거나 교란되는 극한 환경에서도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정밀 양자 센서를 활용하면 심해나 해저에서도 관성 항법만으로 오차 없는 위치 파악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양자 인터넷 개념과 결합된 보안 통신은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통신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군사적 활용을 넘어 파급 효과는 과학 전반으로 확장된다. 미세한 진동과 중력 변화를 감지해 지질 활동을 모니터링하거나 스텔스 함정을 탐지하는 기술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암흑 물질 탐지나 중력파 관측 같은 기초 물리학 연구의 정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DISCO-DEQS 프로젝트는 단순한 연구 과제를 넘어, 양자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향후 5년간 이 ‘분산형 양자 센서망’이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전 세계 과학·방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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