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제18대 배충식 총장 취임과 함께 ‘기본이 강한 글로벌 혁신 선도대학(Fundamentals First, Innovation Forward)’을 새로운 대학 비전으로 제시했다.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전환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교육과 연구, 창업, 행정 전반의 체질을 바꿔 세계적 혁신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KAIST는 10일 대강당에서 제18대 배충식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지난 7월 1일 임기를 시작한 배 총장은 이날 기존의 의례적인 취임사 낭독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미래 비전을 프레젠테이션하는 형식으로 대학 운영 방향과 실행 전략을 설명했다.
산업디자인학과 강이연 교수가 연출한 무대를 활용해 대학의 미래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한 것도 이번 취임식의 특징이다. 행사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이광형 제17대 총장, 주한 주요국 대사 등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해 KAIST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배 총장이 제시한 대학 운영의 핵심 철학은 ‘연속과 혁신(Continuity & Innovation)’이다. KAIST가 지난 55년 동안 축적해 온 창의(Creativity), 도전(Challenge), 배려(Caring)의 가치를 이어가는 동시에 AI 대전환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대학의 교육·연구·창업·행정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비전인 ‘기본이 강한 글로벌 혁신 선도대학’에는 기초학문과 인문학적 소양,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자율성과 책임성을 기반으로 한 대학 운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혁신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방향이 담겼다.
KAIST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 창업, 행정, 국제화와 지속가능성을 포괄하는 5대 발전 전략인 ‘Beyond Series’를 추진한다.
첫 번째는 ‘Beyond AI’다. AI를 특정 전공이나 연구 분야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활용하는 범용 기술로 확장하고, 인간 중심적이고 모두를 위한 자율형 AI(Humanistic, Democratic, Agentic AI)를 교육과 연구에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Beyond Laboratory’는 연구실의 경계를 넘어 산업과 사회로 기술 혁신을 확산하는 전략이다. 딥테크 연구를 강화하고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확대해 연구 성과가 창업과 산업 혁신으로 연결되는 글로벌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대학 운영에서는 ‘Beyond Barriers’를 내세웠다.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연구자와 학생들이 교육과 연구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학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Beyond Carbon’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기후·에너지 분야 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ESG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대학 운영에 접목해 캠퍼스 자체를 친환경 기술을 실증하는 ‘리빙랩(Living Lab)’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다섯 번째 전략인 ‘Beyond KAIST’는 국제화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글로벌 커넥트(Global Connect)’를 통해 국제화된 캠퍼스를 조성하고 우수한 외국인 학생과 연구자를 유치하는 한편 국제 공동연구와 글로벌 협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가운데 배 총장이 특히 강조한 분야는 AI다. KAIST는 AI를 컴퓨터과학이나 특정 공학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연과학과 공학, 인문사회 분야를 포함한 모든 학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도구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교육에서는 AI 인터랙티브 교육, 연구에서는 AI 자율랩, 행정에서는 AI 에이전트 기반 행정, 캠퍼스 인프라에서는 AI와 에너지 시스템의 융합을 추진한다. 각각의 AI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연구·행정·인프라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AI 네이티브 캠퍼스(AI Native Campus)’를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연구 분야에서도 AI와 현실 세계의 융합이 주요 방향으로 제시됐다. KAIST는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비롯해 양자기술, 기후·에너지 등 미래 전략기술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과의 공동 연구에 AI를 접목한 ‘AI 자율랩’을 구축해 연구개발 과정 자체를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창업교육과 현장 중심의 창업 프로그램도 확대해 대학에서 만들어진 기술이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배충식 총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탄소중립 동력공학 분야의 전문가다.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8년 KAIST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기계공학과장과 공과대학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와 대학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지속가능연소 기술협력프로그램 의장과 탄소중립연료기술연구회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자동차공학회(SAE) 석학회원(Fellow)에 선정되는 등 친환경 에너지와 미래 동력 기술 분야에서 국제적인 연구 성과를 쌓았다.
배 총장은 취임식에서 자신을 대학 구성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Facilitator)’이자 봉사하는 총장으로 규정했다. 그는 “널리 듣고 치열하게 행동하며 구성원들이 즐겁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력자이자 봉사하는 총장이 되겠다”며 KAIST의 변화 방향을 밝혔다.
이어 “KAIST를 혁신을 넘어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대학,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이끄는 국가혁신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주요경력
2025- 국제에너지기구 지속가능연소 기술협력 프로그램 의장
2024- 탄소중립연료기술연구회장
2024- 한국전력공사 석좌교수
2024-2025 Renault Group Scientific Council External Member
2019- 한국공학한림원정회원
2023-2025 외교부 과학기술외교자문위원회 기후분과위원장
2023- 탄소중립연료 기술 심포지움 조직위원장
2020-20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 연구개발 투자혁신 기획단 위원
2020-2022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장
2019-2021 KAIST 공과대학장
2017-2018 Imperial College London, UK Visiting Professor
2014-2017 KAIST 기계항공공학부장
2012- 연소기술연구센터 소장
2012-2019 동경공대(현재 Science Tokyo) 특임교수(상근 및 비상근)
2011-2012 현대자동차 기술고문
2005-2011 University College London, UK 방문교수
1998-KAIST 기계공학과 교수
1995-1998 충남대학교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
1991-1995 Imperial College London, Mechanical Engineering 연구원
1988-1989 한국과학기술원 과학기술대학(KIT) 기계재료공학부 조교
1987-1988 한국항공우주연구원(당시 천문우주연) 연구원
학력사항
1994 英 Imperial College London 기계공학 박사
1987 서울대학교 항공공학 석사
1985 서울대학교 항공공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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