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장치의 상온 작동을 돕는 새로운 소재가 개발됐다. 기존 초전도 방식 양자 컴퓨터와 양자 통신 기기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요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연구팀이 양자 통신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나노 광학 장치(Nanoscale optical devic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광자와 전자의 스핀을 얽힘 상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는 양자 정보의 전달과 처리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디온(Jennifer Dionne) 재료과학·공학과 교수는 “사용한 소재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은 완전히 새롭다”며 “전자와 광자 사이에 안정적이고 다재다능한 스핀 연결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전자가 일반적으로 너무 빨리 스핀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양자 기술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위스티드 라이트’로 스핀 전달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이황화몰리브덴(MoSe₂) 계열의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TMDC)을 나노 패턴으로 가공한 실리콘 칩 위에 적층해 만든 것이다. TMDC는 강한 광학적 반응으로 알려진 물질군이다.
연구의 주저자인 펑 판(Feng Pan) 박사후연구원은 실리콘 구조가 만드는 특수한 빛, 즉 ‘꼬여 있는 빛(twisted light)’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빛은 코르크 마개가 돌아가듯 회전하며 이동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회전하는 광자를 이용해 전자에 스핀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자가 양자 컴퓨팅의 중심이 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단계죠.”
칩에 새겨진 나노 구조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으며, 가시광선의 파장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광자의 스핀과 전자의 스핀이 얽혀 큐비트(qubit)가 생성된다.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의 0과 1을 넘어서는 복잡한 상태를 표현할 수 있어 양자 통신과 양자 정보 처리의 기본 단위가 된다.
상온 작동이 여는 실용화
일반적인 양자 시스템은 ‘데코히런스’를 피하기 위해 극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장치를 크고 복잡하게 만들며 비용을 급격히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스탠퍼드 연구팀의 장치는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어 양자 기술의 실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방식이 향후 보안 통신, 인공지능, 고성능 센싱, 차세대 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MDC 소재와 실리콘 칩의 결합 역시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온 교수와 판 박사후연구원은 앞으로 장치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물질 조합도 시험할 계획이다. 이 기술을 더 큰 규모의 양자 네트워크와 연결하려면 새로운 광원, 감지기, 인터커넥트 등 다양한 요소 기술이 추가로 필요하다.
판 연구원은 “이 모든 요소가 갖춰진다면 언젠가 스마트폰에서도 양자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다만 이는 최소 10년 이상을 바라봐야 할 장기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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