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심도 양자회로로 생성하는 난수…양자컴퓨팅 효율성 혁신
난수(randomness)는 암호학,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설계, 기상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특히 양자컴퓨팅에서는 난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자 난수 생성은 양자우월성(quantum advantage)을 입증하거나, 암호화와 시뮬레이션의 핵심 요소로 활용된다. 하지만 난수를 생성하려면 통상적으로 많은 연산과 깊은 회로(depth)가 필요해, 양자 시스템의 취약한 상호간섭(coherence)을 유지하는 데 큰 부담을 주었다.
양자 난수 생성의 효율성 한계
고전 컴퓨터는 비트(bit)가 0 또는 1의 상태를 갖는 반면,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는 중첩(superposition) 상태를 통해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그러나 큐비트를 임의(random)하게 배열하거나 “셔플(shuffle)”하는 과정은 카드 섞기에 비유되곤 한다.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셔플 과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지고, 이 과정에서 양자 상태가 쉽게 깨지기 때문에 규모 확장성이 제한되었다.
기존에는 진정한 양자 난수 유니터리(quantum random unitaries)를 생성하려면 매우 깊은 회로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이런 깊은 회로는 많은 게이트 연산과 긴 계산 시간을 요구해, 현재의 하드웨어 제약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낮았다.
“저심도” 회로에서의 난수 생성 가능성 입증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토마스 슈스터(Thomas Schuster) 연구팀은 최근 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Random unitaries in extremely low depth, Science, 2025)에서 “초저심도(extremely low depth)” 양자회로로도 진정한 무작위성을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큐비트 집합을 작은 블록으로 나누고, 각 블록 내에서 상대적으로 얕은 회로로 난수를 생성한 뒤 이들을 결합(gluing)해 전체 시스템의 무작위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접근은 양자 회로의 깊이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기존의 고심도 난수 유니터리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난수성을 달성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즉 낮은 깊이의 양자회로가 기하급수적인 시간에서 생성되는 무작위 유니터리와 구별할 수 없게 빠르게 수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 Thomas Schuster 외, Science(2025)
양자컴퓨터 활용 범위 확대 기대
이번 연구는 양자 난수 생성의 효율성 향상이 양자컴퓨터의 응용 가능성을 어떻게 넓힐 수 있는지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고전 그림자 단층촬영(classical shadow tomography)처럼 양자 장치를 벤치마크하기 위해 쓰이는 인기 프로토콜에서 필요한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또한 이번 결과는 양자물질의 위상질서(topological order) 같은 복잡한 양자상(phase of matter)의 인식 복잡도에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연구진은 양자 또는 고전 계산으로 위상질서를 효율적으로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며, 양자계가 정보를 숨기는 근본적인 한계를 논의했다.
“우리 연구는 진화 시간(evolution time), 물질의 위상상, 인과 구조(causal structure) 같은 근본적인 물리적 특성이 기존의 양자 실험으로는 배우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는 관찰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 Thomas Schuster 외
시간 역전 양자 실험의 의의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시간 역전(time reversal)이 가능한 양자 실험이 기존 방식으로는 탐지할 수 없는 양자역학적 동역학의 성질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양자 난수 생성 문제뿐 아니라, 양자 시뮬레이션과 양자 정보 이론의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결과다.
함께 발표된 연구와 향후 전망
같은 호에 게재된 야마모토 나오키(Naoki Yamamoto) 등의 또 다른 논문(Shrinking quantum randomization, Science, 2025)은 유사한 맥락에서 양자 난수화 과정의 효율화 가능성을 탐구했다. 두 연구 모두 양자컴퓨터의 난수화(randomization) 문제를 이론적·수학적으로 재정의하며, 미래 양자 하드웨어 설계의 현실적 제약을 극복할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결과는 향후 암호화, 시뮬레이션, 신물질 탐색, AI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컴퓨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난수 생성의 효율화는 단순한 계산 기술의 진보를 넘어, 자연계 관찰과 정보의 본질을 다시 묻는 새로운 연구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Contact: navy@scimonitors.com | Linke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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