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WARCOM’ 드론 도미넌스 확보와 새 군사기지 신설

미군 장성·제독 보직 대상 기존 감축 계획 20%로 확대

‘프로젝트 메리디언’ 미래戰 프로젝트에 일론 머스크 참여

데이터센터·AI 컴퓨팅·드론 로봇·독립전력이 통합 인프라로

2026년 9월 30일, 콴티코 해병대 기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장성 800명을 불러 모아놓고 두 가지를 동시에 선언했다. 지휘부는 20%까지 줄이고, 자율무기 전담 사령부를 새로 만든다. 일론 머스크도 다시 등장했다.

800여명 미군 장성 버지니아 해병대 기지 소환

2026년 9월 30일, 전 세계 각지 사령부에서 소환된 장성·제독 약 800명이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의 한 강당을 채웠다. 단상에 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 자리를 “전사들의 해방”이라고 불렀다. 로이터통신과 주요 외신들은 이날 발표를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라, 미군의 전쟁 수행체계를 드론·AI·자율무기 중심으로 재편하고 동시에 지휘부 규모와 군 조직문화까지 바꾸려는 구상으로 보도했다.

이날 가장 무게가 실린 발표는 자율전쟁사령부(Autonomous Warfare Command, AUTOWARCOM) 신설이다. 4성 장성이 지휘하는 새로운 전투사령부로, 미군 전체의 자율·로봇·드론 전력 개발과 운용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군에 새로운 전투사령부가 생기는 것은 2019년 우주사령부(US Space Command) 창설 이후 처음이다.

“저비용 컴퓨팅, 초지능, 그리고 첨단 상업 제조업(cheap compute, superintelligence, and advanced commercial manufacturing)” — 이 세 가지의 결합이 저비용·고정밀 타격체계의 확산을 가능하게 했다.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콴티코 연설, 2026.9.30

갑자기 생긴 사령부가 아니다

AUTOWARCOM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아이디어가 아니다. Defense One 등 관련 매체에 따르면 이미 2026년 4월, 헤그세스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곧 자율전쟁을 전담하는 준통합사령부(sub-unified command)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같은 시기 공개된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자율·무인체계에 약 540억 달러가 책정됐고, 이 가운데 392억 달러는 ‘드론 도미넌스(Drone Dominance)’ 계획에 배정된 다년도 투자금이었다.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이보다 앞서 자체적으로 ‘SOUTHCOM 자율전쟁사령부(SAWC)’ 출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두 달 뒤인 2026년 6월, 상원 군사위원회는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아예 “로봇·자율체계 전투사령부(Robotic and Autonomous Systems Combatant Command)” 신설을 못 박으려 했다. 상원 관계자는 “통합하고, 속도를 내고, 무인체계의 전력화를 각 군으로 넘기는 데 도움이 될 4성급 전투사령부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을 종합하면 9월 30일의 AUTOWARCOM 발표는 반년 가까이 이어진 논의의 결론에 가깝다.

헤그세스는 이번에도 “quality and quantity”, 즉 질과 양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보여준 전쟁 양상의 변화와 연결했다. 다만 AUTOWARCOM이 당장 작전을 개시하는 완성 조직은 아니다. 구축 완료 목표 시점은 2027년 10월 1일로 제시됐다.

지휘부는 20% 줄어든다

같은 연설에서 나온 또 하나의 핵심은 장성·제독 보직 20% 감축이다. 사실 이 방향 자체는 새롭지 않다. 헤그세스는 이미 2025년 5월, 4성 장성·제독은 최소 20%, 전체 장성·제독은 10% 줄이라고 각 군에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미군은 38명의 4성 장성을 포함해 총 817명의 장성·제독을 두고 있었고, 병력 대비 장성 비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발표는 그 목표를 두 배로 확대한 것이다. AP에 따르면 약 800개의 장성·제독 보직을 대상으로 한 기존 감축 계획을 20%로 확대하고, 2027년 1월 1일까지 완료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이는 현역 장성을 일괄 해임한다는 뜻이 아니라, 일부 직위의 계급을 낮추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보직 자체를 없애는 방식을 포함한다. 헤그세스는 이를 ‘책임성(accountability)’과 관료주의 축소의 문제로 설명했다.

미래전 프로젝트로 다시 돌아온 머스크

이번 발표에서 외신이 가장 눈여겨본 대목은 ‘프로젝트 메리디언(Project Meridian)’이다. 헤그세스는 미래전의 형태와 필요한 무기체계를 연구하는 이 프로젝트에 일론 머스크(Elon Musk), 파머 러키(Palmer Luckey),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를 참여시켰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미래 전장을 연구하고 앞으로 필요한 무기·기술을 식별하는 역할을 맡으며, 보고서는 2027년 1월 말까지 헤그세스에게 제출될 예정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조합은 머스크와 러키다. 머스크는 자율드론과 AI를 줄곧 강조해왔고, 러키는 방산 스타트업 앤듀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의 창업자다. 프로젝트 메리디언은 전통적인 국방 연구조직과는 별도로, 실리콘밸리식 AI·자율무기·방산 스타트업의 사고방식을 국방전략에 직접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새 군사기지, 장관직속 종교 조직 재설계

헤그세스는 군사기지 자체를 전력 자립형으로 만드는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AP에 따르면 모든 군사기지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정책이라기보다 전쟁 지속능력(resilience)의 문제에 가깝다. AI 데이터센터와 자율무기 체계가 늘어날수록 전력 수요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향후 미군 기지는 기지·데이터센터·AI 컴퓨팅·드론/로봇·독립 전력이 하나로 묶인 군사 인프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약 40년 만에 새로운 미군 기지를 짓는 계획도 공개됐다. 미국 50개 주가 유치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새 기지는 1만 5,000~2만 5,000명의 장병을 수용하는 규모로 상정됐다. 지휘부는 줄이고, 전투·기술·생산·인프라는 재편하는 구조인 셈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발표도 있었다. 국방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종교업무실(Office of Religious Affairs)이 새로 신설됐다. 군 내 종교 지원과 관련한 정책·자원·연구를 담당하고 군종장교(chaplains)의 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초대 책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연설이 ‘AI·드론·자율무기’라는 기술적 변화와 ‘군 조직문화·종교·인사체계’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함께 다뤘다는 뜻이다.

드론 미래전 핵심 전력화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러시아군 사상자의 상당 부분과 연결된다는 추정치를 인용하며, 미 국방부가 드론을 단순한 보조무기가 아니라 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AP 역시 헤그세스가 얻은 교훈을 “특정 한 종류의 드론이 승리한다는 뜻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군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더 좋은 드론’이 아니라, 더 빨리 만들고, 더 많이 배치하고,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전쟁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2026년 5월에는 국방부가 민간 기술기업 네 곳을 선정해 군의 AI 활용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고, 7월에는 흩어져 있던 드론 프로그램들을 ‘오토노미 차르(Autonomy Czar)’ 산하로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AUTOWARCOM은 이런 일련의 조치들을 하나의 지휘구조로 묶는 마지막 퍼즐에 해당한다.

2026년, 자율전쟁사령부로 가는 6개월

시점사건
2025.54성 장성·제독 20%, 전체 장성·제독 10% 감축 최초 지시
2026.4하원 청문회에서 자율전쟁 준통합사령부 예고, 2027회계연도 540억 달러 자율체계 예산 공개
2026.6상원 군사위, NDAA에 4성급 로봇·자율체계 전투사령부 신설 조항 추진
2026.7국방부 드론 프로그램을 ‘오토노미 차르’ 산하로 통합
2026.9.29장성·제독 보직 20% 추가 감축 발표
2026.9.30콴티코 연설: AUTOWARCOM·Project Meridian·신규 기지·종교업무실 동시 발표
2027.1.1장성·제독 20% 감축 완료 목표
2027.1 말Project Meridian 보고서 제출 예정
2027.10.1AUTOWARCOM 구축 완료 목표

고가 플랫폼 시대에서 대량·저비용의 시대로

종합하면 이번 발표의 군사적 핵심은 AUTOWARCOM이라는 조직 자체보다, 그 배경에 있는 전쟁경제의 변화다. 미국은 그동안 F-35, 항공모함, 이지스함, 장거리 미사일 같은 고가 플랫폼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왔다. 그러나 헤그세스가 제시한 방향은 AI·저가 컴퓨팅·자율체계·드론·대량생산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기존의 고가 재래식 무기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AI 기반 자율체계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이는 발표된 정책 방향에 대한 종합적 해석이며, 실제 전력화 속도와 예산·의회의 승인 여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AUTOWARCOM은 2027년 10월까지 구축 목표가 제시된 상태로, 아직 완성된 조직이 아니다.

이 흐름이 한국 방산업계에 갖는 의미도 있다. 미국이 원하는 공급망이 ‘완성된 고가 플랫폼의 대량 구매’에서 ‘AI·반도체·센서·소프트웨어·무인체계를 빠르게 결합한 대량 생산’으로 이동한다면, 한국이 강점을 가진 K-UAV, 무인수상정·무인잠수정, AI 반도체, 레이더·EO/IR 센서, 방산 제조역량이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 특히 앞선 기사에서 다룬 미 해군의 F/A-XX·CCA·MUSV·RASWDC 흐름과 이번 AUTOWARCOM 구상은, 결국 미군의 유·무인 복합전력 전환이라는 하나의 큰 그림으로 묶인다.

강승만 기자

편집장/ Editor-in-Chief

국가 안보 정책과 연계된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 영향력 있는 분석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핵심 과학기술 연구, 글로벌 안보, 지정학, 해양 전략을 주제로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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