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상태는 매우 취약하여,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나 측정만으로도 쉽게 붕괴될 수 있다.

독일 쾰른대학교(University of Cologne) 로한 미탈(Rohan Mittal)과 연구진은 평형 상태에서 멀리 벗어난 시스템에서도 대규모로 양자 성질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Physical Review X에 발표된 이 결과는 보다 안정적인 양자 장치 설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디코히런스 문제

양자 다체 시스템이 평형 상태를 벗어나면 결어긋남이 발생해 양자적 상관관계와 중첩이 무너진다. 그 결과, 시스템이 완전히 양자적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더라도 거시적 규모에서는 고전적 시스템과 구별되지 않게 된다. 이는 양자 컴퓨팅이나 센싱 같은 기술에 큰 장애가 된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매개변수를 동시에 정밀하게 조정해야 했다. 하나는 서로 다른 양자 상 사이의 경계로 시스템을 이동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경계에서 양자 코히런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실험적으로 구현하기 어렵고 매우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페르미온 기반 접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자를 포함한 페르미온 계를 이용한 모델을 구축했다. 페르미온은 하나의 양자 상태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자의 수가 제한되는 특성을 가진다. 특히 유한한 온도에서는, 시스템 전체가 순수한 양자 상태일 때만 거시적 거동에 기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페르미온과 환경 간 상호작용을 설계하여 디코히런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크 상태(dark state)’로 시스템이 수렴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단 하나의 매개변수만 조정해도 서로 다른 위상적 특성을 지닌 두 다크 상태 사이를 전이시키는 것이 가능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코히런스는 유지되었다.

대칭성이 만드는 보호막

핵심은 시스템의 방정식을 변형 없이 유지시키는 두 가지 수학적 변환의 조합, 즉 ‘페르미온 다크 상태 대칭성’이다. 이 대칭성은 추가적인 매개변수 조정 없이도 페르미온 상태의 순수성을 보호하며, 외부 환경에 의한 영향으로부터 코히런스를 지켜준다.

이러한 보호 메커니즘을 통해, 연구진은 열린 계(open system)와 같이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환경에서도 양자 코히런스가 유지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실제 응용 환경에서 양자 시스템을 훨씬 더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향후 이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을 확인할 계획이다. 만약 검증에 성공한다면, 지속적으로 측정과 제어가 가능한 동시에 코히런스를 유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양자 장치 설계 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