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세계해양평가 WOA 보고서 발표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 임계점 도달”

전 세계 해양이 기후변화와 오염, 남획 등의 복합적 압력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유엔(UN)의 경고가 나왔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북극과 남극의 해빙 감소와 산호초 붕괴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9일 발표한 제3차 세계해양평가(World Ocean Assessment·WOA) 보고서를 통해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가 임계점에 도달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국제사회의 긴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600여 명의 국제 과학자가 5년간 참여해 작성한 1,352쪽 분량의 종합 평가서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해양 환경 변화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은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초과 열에너지의 90% 이상과 이산화탄소(CO₂)의 약 30%를 흡수하며 지구 기후를 완충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의 대가로 해양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1955년 이후 기록된 전체 해양 열에너지 증가분 가운데 약 16%가 최근 5년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온 상승은 해수 팽창을 유발하고 빙하와 빙상의 융해를 가속화하면서 해수면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는 2015년 이전 연간 2㎜ 미만 수준에서 2023년에는 4.3㎜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수치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안 침수와 기후 재난 위험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극 해빙 감소도 심각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북극해가 이르면 2030년대, 늦어도 세기 중반에는 9월 기준 사실상 무빙(無氷)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새로운 북극 항로 개방과 자원 개발 경쟁을 둘러싸고 미국·러시아·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남극 역시 예외가 아니다. 1979년부터 2015년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남극 해빙은 2016년 이후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해양 생태계의 변화도 뚜렷하다. 수온 상승으로 인해 어종들이 더 차갑고 깊은 바다로 이동하고 있으며, 일부 종은 더 이상 이동할 서식지를 찾지 못해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산호초는 가장 취약한 생태계로 꼽힌다. 반복되는 해양 열파와 강력한 폭풍은 산호의 회복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발생한 대규모 백화현상으로 상당수 산호초가 이미 피해를 입었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경우 전 세계 산호초의 최대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매년 약 5,21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며, 이로 인해 약 24조4천억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해양 환경에 축적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받는 해양생물은 4,000종 이상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심해 채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아직 상업적 생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탐사 활동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소음이 심해 생태계와 해양 생물의 이동 경로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더 이상 바다를 무한한 자원으로 취급할 수 없다”며 “과학에 기반하고 국제법에 의해 뒷받침되며 공동의 책임 위에 세워진 새로운 해양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이번 보고서를 각국 정부가 해양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가 심해 기후변화 관측 장비 일부를 철수하는 방침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과학계에서는 장기적인 해양 관측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