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뇌 건강에 중요한 단백질의 구성과 기능이 변화하며, 이는 기억력 저하·인지 기능 감소·신경퇴행성 질환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국제 연구진이 뇌 노화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단백질 유비퀴틸레이션(ubiquitylation)’ 변화를 지목하며, 특정 식이요법이 이러한 변화를 완화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독일 라이프니츠 노화연구소(FLI) 알레산드로 오리 박사팀이 주도한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비퀴틸레이션은 단백질에 붙는 분자 표지로, 단백질을 활성화하거나 기능을 바꾸거나 분해 대상으로 지정하는 중요한 생화학적 과정이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뇌 단백질에 붙는 이러한 분자 표지가 불균형해지며, 일부 단백질 표지는 과도하게 축적되고 다른 표지는 감소해 세포 기능 조절이 무너진다. 특히 뇌 세포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솜(proteasome) 기능이 저하되면서 분해 대상 단백질이 뇌에 쌓이고, 이는 노화한 뇌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단백질 불균형(프로테오스타시스 붕괴) 현상으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노화로 인한 유비퀴틸레이션 변화 중 약 3분의 1이 프로테아솜 기능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뇌가 손상된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할수록 신경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뇌 단백질 변화가 식이요법, 특히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을 통해 일정 부분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나이 든 쥐에게 4주간 중등도의 칼로리 제한 식단을 제공한 뒤 일반 식단으로 복귀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단기간의 식이 조절만으로도 뇌 단백질의 유비퀴틸레이션 패턴이 크게 변화했다. 일부 단백질은 노화 이전의 ‘젊은 상태’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돼, 식단 변화가 뇌 분자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알레산드로 오리 박사는 “노화한 뇌에서도 식이조절은 단백질 조절과 분해 시스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모든 노화 과정을 동일하게 늦추는 것은 아니며, 어떤 과정은 개선되고 어떤 과정은 변화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유비퀴틸레이션이 뇌 노화의 새로운 바이오마커이자 향후 치료 전략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식단, 단백질 균형, 신경퇴행성 질환 간의 연관성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 연구는 뇌 건강 관리와 노화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며, 앞으로 식단 조절이 어떻게 뇌 단백질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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