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과 공급난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입지 공식을 흔들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서버를 얼마나 많이 설치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이를 식히기 위해 물과 냉각 인프라까지 요구한다. 전력망과 토지 확보가 어려워지고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발하면서 업계는 새로운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흥미로운 후보가 바다와 우주다.

바다는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 상업 운용 사례가 등장했다. 중국 상하이 링강에서는 해상풍력과 해수를 결합한 수중 데이터센터가 2026년 5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24MW 규모인 이 시설은 해수를 자연 냉각에 활용하고 인근 해상풍력 발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구조다. 중국 측은 전력 소비와 토지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였지만 2026년 들어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Google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 Axiom Space 궤도 데이터센터, Starcloud 위성형 데이터센터, SpaceX와 Blue Origin의 구상이 동시에 등장하면서 우주가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두 기술은 같은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해법은 정반대다.

수중 데이터센터가 지구 안에서 AI의 공간·냉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라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아예 지구의 전력망과 토지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접근이다.

바다 강점은 ‘이미 존재하는 냉각 시스템’

수중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냉각이다.

AI용 GPU와 가속기는 엄청난 열을 발생시킨다. 육상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탑, 냉각수, 공조설비 등을 운영해야 한다. 반면 바닷속에서는 주변의 거대한 해수 자체가 열을 흡수하는 냉각 매체가 된다.

Microsoft가 201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 인근 해저에 설치한 ‘프로젝트 나틱(Project Natick)’은 이 가능성을 실제로 검증한 대표적인 실험이었다. Microsoft는 855대의 서버를 밀폐된 압력 용기에 넣고 약 2년간 해저에서 운영했다. 실험 결과 서버 고장률은 육상 데이터센터의 약 8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반전이 나타났다.

Microsoft는 2024년 프로젝트 나틱을 종료했다. 당시 Microsoft 클라우드 운영·혁신 부문 책임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해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서버 신뢰성과 해저 운영 경험은 다른 데이터센터 기술에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중 데이터센터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냉각은 뛰어나지만 유지보수가 어렵다.

육상 데이터센터에서는 고장 난 GPU나 서버를 즉시 교체할 수 있다. 그러나 해저에 밀폐된 서버 모듈이 설치되면 단순한 부품 하나를 교체하기 위해 전체 모듈을 인양해야 할 수 있다.

AI 산업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치명적이다. AI 가속기의 세대교체 주기가 짧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를 5~10년 운영하는 동안 GPU와 네트워크 장비를 여러 차례 교체해야 한다면, ‘밀폐된 해저 서버’ 구조는 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은 ‘수중+해상풍력’으로 새로운 모델을 시험한다

중국은 Microsoft와 다른 길을 택했다.

상하이 링강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바닷속에 넣는 데 그치지 않고 해상풍력과 결합했다. 약 10㎞ 해상에 설치된 24MW급 시설은 해상풍력 발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직접 활용하고 해수를 냉각원으로 사용한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전력 소비를 약 22.8% 줄이고, 냉각을 위한 물 사용을 없애며,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토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력사용효율(PUE)은 약 1.15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 모델의 의미는 상당하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핵심 병목이 △전력망 △토지 △냉각수라면, 해상 데이터센터는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우회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국토가 좁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수도권과 산업지역의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국가에서는 매력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울산에서도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중 데이터센터 구상이 추진되는 등 한국 역시 해양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는 ‘공짜 냉각수’가 아니다. 데이터센터가 발생시킨 열이 해수로 전달되면 주변 해역의 수온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중국과 포르투갈의 사례에서 데이터센터 주변으로 약 1도 안팎의 수온 상승이 보고되고 있다. 시설 하나만 보면 미미할 수 있다. 문제는 수십~수백 개의 데이터센터가 특정 해역에 집중될 경우다.

바다의 생태계는 수온 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수중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확산될 경우 해저 생태계와 어업, 해양보호구역, 해상풍력단지와의 공간 충돌 문제가 새로운 규제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우주는 ‘전력’에서는 압도적, ‘열’ 관리 약점

우주 데이터센터의 논리는 훨씬 급진적이다.

지상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밤과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저궤도에서는 궤도와 위성 설계에 따라 지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태양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Google이 2025년 공개한 프로젝트 선캐처는 바로 이 발상에서 출발했다. Google은 태양광 패널과 자체 TPU를 탑재한 위성들을 광통신으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AI 컴퓨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구상을 연구하고 있다. 2027년 초 두 개의 프로토타입 위성을 발사해 기술을 검증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Google은 우주에서 태양광 패널의 발전 효율이 지상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특히 대기와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장시간 태양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Axiom Space도 이미 궤도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추진하고 있다. 2026년 1월에는 두 개의 초기 궤도 데이터센터 노드를 저궤도에 발사했다고 밝히면서 위성 간 광통신을 활용한 우주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계획을 제시했다.

NVIDIA 역시 2026년 3월 우주용 가속컴퓨팅 플랫폼을 공개하며 Axiom Space, Kepler Communications, Planet Labs, Starcloud 등 우주 컴퓨팅 기업들과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SpaceX와 Blue Origin까지 가세했다. Bloomberg는 2026년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이 수천에서 수백만 개의 위성을 연결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그러나 우주에는 수중 데이터센터와 전혀 다른 문제가 있다. 진공에서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대류 냉각이 불가능하다. 즉 ‘우주는 차갑기 때문에 서버 냉각이 쉽다’는 표현은 절반만 맞다.

우주에서 열은 복사 방식으로만 방출해야 한다. 따라서 고성능 AI 서버를 냉각하려면 거대한 라디에이터가 필요하다. 미국 회계감사원(GAO)도 2026년 보고서에서 대규모 우주 데이터센터의 냉각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핵심 기술 과제라고 지적했다.

JLL 역시 우주 데이터센터가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이를 위해 대형 방열판과 구조물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와 발사 질량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우주는 에너지는 풍부하지만 열을 버리는 것이 어렵다. 바다는 정반대다. 열은 쉽게 버릴 수 있지만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지는 못한다. 이 차이가 두 기술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차이다.

바다와 우주, 무엇이 AI 데이터센터에 더 현실적인가

두 모델을 기술·경제·환경 측면에서 비교하면 명확한 차이가 나타난다.

항목수중 데이터센터우주 데이터센터
전력해상풍력·해저케이블 등 필요태양광 직접 활용
냉각해수 활용 가능방열판을 통한 복사냉각
담수 사용크게 줄일 가능성사실상 없음
토지 사용매우 낮음거의 없음
유지보수인양·잠수 작업 필요귀환·궤도 교체·로봇 정비 필요
장비 교체상대적으로 어려움매우 어려움
통신해저케이블로 육상 연결광통신·위성망 필요
AI 학습상대적으로 현실적현재는 비경제적
AI 추론충분히 가능위성·우주 데이터 처리에 유리
환경 리스크해양 열오염·생태계 영향발사·우주쓰레기·대기권 재진입
기술 성숙도상용 실증 단계초기 실증 단계
확장성해역·전력망에 제약발사·궤도·위성 제조에 제약
핵심 장점냉각과 토지 문제 해결전력과 지상 인프라 제약 회피
핵심 약점유지보수·해양환경발사비·열관리·정비

이 표에서 중요한 것은 수중 데이터센터는 ‘현실적인 대안’이고 우주 데이터센터는 ‘잠재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에 가깝다는 점이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컴퓨팅 인프라를 우주로 옮기는 것보다 해상 또는 수중으로 확장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연구(arXiv)에서도 저궤도 AI 컴퓨팅은 위성 데이터의 실시간 추론이나 엣지 컴퓨팅에는 가능성이 있지만, 초대형 언어모델의 학습을 우주에서 수행하는 것은 당분간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경제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진짜 경쟁자는 ‘육상 데이터센터’

그렇다고 수중과 우주 데이터센터가 당장 육상 데이터센터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과장이다.

오히려 두 기술 모두 당분간은 육상 데이터센터의 보완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컴퓨팅을 육상에서 해상으로 일부 이전해 전력과 냉각 문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하면 발전과 소비를 같은 장소에서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 모델도 가능하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더욱 다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 관측 위성이 수집한 영상을 지상으로 전송하기 전에 우주에서 AI로 분석하는 ‘우주 엣지 컴퓨팅’이 첫 번째 시장이 될 수 있다. 위성 영상, 군사정보, 기상관측, 우주탐사 데이터처럼 데이터가 우주에서 생성되는 분야에서는 굳이 모든 원시 데이터를 지상으로 내려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Axiom Space 역시 궤도 데이터센터를 위성·우주선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제성은 ‘지상 데이터센터보다 싸게 AI를 학습시키는가’가 아니라 ‘지상으로 데이터를 가져오는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친환경 데이터센터’라는 표현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환경성이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육상보다 토지와 담수 사용을 줄일 수 있지만 해양 생태계에 새로운 부담을 줄 수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 역시 지상 전력과 물 사용을 줄일 수 있지만 위성 제조와 발사, 궤도 유지, 폐기 과정에서 상당한 환경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우주 데이터센터가 수만~수십만 개의 위성으로 확대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미국 GAO는 대규모 위성군이 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Financial Times 역시 우주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확장되려면 발사와 유지보수, 방사선 차폐, 열관리 등 아직 상업적 규모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 필요하며, 위성의 제조·발사·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이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커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Carbon Trust도 2026년 분석에서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환경적 의문 가운데 하나로 위성 발사를 꼽았다.

결국 ‘지구에서 멀리 떨어뜨리면 친환경’이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환경성은 서버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전력 생산부터 서버 제조, 냉각, 운송, 유지보수, 폐기까지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자원 소비를 합산해 판단해야 한다.

바다는 2030년대 데이터센터, 우주는 그 이후

바다와 우주는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서로 다른 실험이다.

바다는 지구에 남아 있으면서 지상의 제약을 피해가는 방식이다. 해수 냉각과 해상풍력을 결합하면 전력·냉각·토지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 중국의 상하이 프로젝트가 보여주듯 이미 상업 운용 단계로 진입한 사례도 등장했다.

우주는 더 근본적인 탈출을 시도한다. 지상의 전력망과 토지, 담수, 인허가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태양에너지를 직접 이용해 AI 컴퓨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는 발사라는 거대한 진입장벽이 있다. 또한 방사선, 열관리, 통신, 유지보수, 우주쓰레기라는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 GAO가 지적하듯 대규모 우주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 상당수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AI 인프라의 발전은 ‘육상에서 바다로, 다시 바다에서 우주로’ 이동하는 단순한 순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세 공간이 역할을 나눌 가능성이 크다.

육상은 초대형 AI 학습과 범용 클라우드, 바다는 전력과 냉각에 민감한 대규모 컴퓨팅, 우주는 위성·우주탐사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컴퓨팅이 맡는 구조다.

그리고 기술이 충분히 성숙한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 우주가 일부 AI 학습과 대규모 추론까지 흡수할 수 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경쟁은 이제 더 이상 ‘어느 도시의 어느 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다음 질문은 바다와 우주 가운데 어디가 AI의 거대한 전력·냉각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가다. 현재의 답은 바다 쪽이 훨씬 현실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곳은 우주다.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가 진정한 혁명이 되려면 태양광 패널과 AI 칩을 우주로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상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보다 전체 생애주기 비용과 환경 부담이 낮아지는 순간 비로소 ‘AI의 우주 이전’은 과학소설에서 산업혁명으로 넘어가게 된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Contact: navy@scimonitors.com | Linke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