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양자 초고차원 컴퓨팅(QHDC)’ 첫 구현 성공

양자 컴퓨터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인간 뇌의 정보 처리 방식을 모방한 ‘양자 초고차원 컴퓨팅(Quantum Hyperdimensional Computing, QHDC)’이 기존 방식보다 최대 500배 빠른 성능을 보이며 차세대 인공지능(AI) 및 바이오메디컬 연구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은 최근 계산생명과학(Computational Life Sciences) 연구팀의 파비오 쿰보(Fabio Cumbo) 박사가 개발한 QHDC 프레임워크를 국제 학술지 npj Unconventional Computing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QHDC를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뇌의 기억 저장 방식에서 착안

QHDC의 기반이 되는 초고차원 컴퓨팅(Hyperdimensional Computing, HDC)은 신경과학에서 영감을 얻은 계산 모델이다.

인간이 고양이를 떠올릴 때 특정 뉴런 하나가 ‘고양이’라는 개념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뉴런이 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것처럼, HDC 역시 정보를 수천 개 이상의 차원을 가진 벡터에 분산해 표현한다. 따라서 일부 정보가 손상되더라도 전체 의미를 유지할 수 있어 오류에 강한 특징을 갖는다.

최근 AI 연구에서는 이러한 분산 표현 방식이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추론 능력 향상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자 컴퓨터와 결합해 한계 돌파

그러나 기존 HDC를 실제 양자 컴퓨터에 적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초고차원 벡터를 양자 하드웨어에 직접 매핑하는 데 상당한 계산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인 ‘중첩(superposition)’을 활용했다. 여러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큐비트(qubit)의 특성을 이용해 방대한 초고차원 정보를 효율적으로 인코딩하고 처리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구를 총괄한 대니얼 블랭켄버그(Daniel Blankenberg) 박사는 “현재 대부분의 양자 AI 알고리즘은 기존 컴퓨터 구조를 양자 환경으로 옮겨놓은 수준”이라며 “양자 컴퓨터에 최적화된 새로운 계산 프레임워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쿰보 박사 역시 “지금까지의 양자 소프트웨어는 고전 컴퓨팅 개념을 차용하는 데 머물렀다”며 “양자 컴퓨터가 본래 잘 수행할 수 있는 계산 방식을 탐색한 결과 QHDC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추론과 머신러닝 모두 검증

연구팀은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고전 컴퓨터와 양자 시뮬레이터, 실제 양자 컴퓨터 환경에서 각각 테스트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상징적 추론(Symbolic Reasoning) 능력을 평가했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이미지 분류를 수행하는 머신러닝 과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논리적 추론과 학습 능력을 동시에 검증했다.

실험 결과 QHDC는 기존 접근법 대비 최대 500배 빠른 처리 속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능 향상이 복잡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생명과학 및 의료 연구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정밀의료 활용 기대

전문가들은 QHDC가 특히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체 분석, 단백질 구조 예측, 신약 후보 탐색 등은 변수와 가능성이 매우 많은 대표적인 문제들이다.

양자 컴퓨팅은 이론적으로 방대한 경우의 수를 동시에 탐색할 수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부족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번 연구는 양자 하드웨어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알고리즘 구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모델과 실제 바이오메디컬 데이터에 QHDC를 적용해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쿰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팅 기반 알고리즘의 새로운 계열을 여는 출발점”이라며 “속도와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더 복잡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양자 컴퓨팅이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및 의료 현장으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David is the Editor of The Science Monitor. Drawing on extensive experience as the former Public Affairs officer for the Republic of Korea (ROK) Navy, he provide in-depth analysis at the intersection of science, technology, global security, geopolitics, and maritime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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