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AI’ 시대 겨냥한 안전·인프라 혁신 공개

엔비디아(NVIDIA)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물리 AI(Physical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로봇 안전 플랫폼 ‘Halos for Robotics’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100% 액체 냉각 기술을 잇달아 공개하며, AI가 현실 세계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강화하고 나섰다.

산업용 로봇 안전 표준 제시

엔비디아는 로봇과 물리 AI 시스템을 위한 업계 최초의 풀스택 안전 시스템인 ‘NVIDIA Halos for Robotics’를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안전 기술을 로봇 분야로 확장한 것으로, AI 연산부터 센서, 운영체제, 안전 애플리케이션, 인증 지원까지 하나의 통합 아키텍처로 제공한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작업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확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로봇이 사람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 계층에 안전 기능을 내장했다.

플랫폼의 핵심 구성 요소로는 산업용 AI 컴퓨팅 플랫폼인 IGX Thor, 센서 연결을 담당하는 Holoscan Sensor Bridge, 그리고 안전 기능을 수행하는 Halos OS가 포함된다. 또한 엔비디아는 기능 안전과 AI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용 검사 기관인 ‘Halos AI Systems Inspection Lab’을 통해 국제 인증 획득을 지원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Agility Robotics는 첫 번째 협력사로 참여해 자사 로봇 ‘Digit’에 Halos 기술을 적용한다. 양사는 물류센터와 제조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로봇과 인간의 협업 안전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AI 팩토리의 새로운 과제, ‘냉각 혁신’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회사는 차세대 루빈(Rubin) 기반 AI 서버가 최대 45℃의 냉각수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완전 액체 냉각 구조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인 온수 욕조 온도보다 높은 수준이다.

Rubin 세대 시스템은 GPU와 CPU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까지 모든 핵심 부품을 액체로 냉각하는 업계 최초의 100% 액체 냉각 AI 인프라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냉각을 위해 대규모 공조 설비와 팬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열을 직접 액체로 흡수해 외부로 배출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 소비 가운데 최대 40%가 냉각에 사용될 수 있으며, 냉각수 온도를 높이면 냉각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특히 45℃ 냉각 기술을 적용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냉동기(Chiller) 없이도 운영이 가능해 물 사용량을 사실상 ‘제로(0)’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회사는 이러한 설계를 AI 팩토리(Factory) 구축을 위한 참조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고밀도 AI 연산 능력을 확보하면서도 전력 소비와 수자원 사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리 AI 시대의 양대 축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다음 단계로 꼽히는 ‘물리 AI’ 시장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물리 AI는 로봇과 자율 시스템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첫째는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안전성이고, 둘째는 막대한 연산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적인 인프라다. 엔비디아는 Halos for Robotics를 통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완전 액체 냉각 기반 AI 팩토리를 통해 인프라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단순한 제품 공개를 넘어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공장, 물류창고, 제조 현장 등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 기술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안전한 로봇과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를 양축으로 삼아 차세대 물리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