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에이전트로 강화한 양자 칩 마요라나 2 공개

수십년간 양자 과학자들은 하나의 물리학적 환상을 추적해왔다. 업계가 오류에도 불구하고 특정 연산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를 선보이는 동안에도, 유독 한 연구 팀은 아직 존재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특별한 양자 상태를 쫓았다. 그들은 지난해 첫 양자 칩에 이어 올해 AI 플랫폼을 활용해 강화된 새 칩을 공개하며 자신들이 찾던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주장한다.

3일 네이처(nature)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새로운 양자칩 ‘마요라나 2(Majorana 2)’을 분석했다. 이 칩은 양자컴퓨터 산업 전체가 채택하고 있는 주류 접근법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IBM과 구글이 수천 개의 불안정한 큐비트를 정교한 오류정정 기술로 묶어 실용적인 컴퓨터를 만들려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초에 오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큐비트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그 중심에는 ‘마요라나 제로 모드(Majorana Zero Mode)’라는 수수께끼 같은 양자 상태가 있다.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가 너무 쉽게 깨진다는 점이다. 주변 환경의 미세한 열, 전자기파, 진동만으로도 큐비트의 양자 상태가 무너진다. 현재 양자컴퓨터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의 상당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수많은 물리 큐비트를 하나의 논리 큐비트로 묶어 오류를 상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마요라나 기반 토폴로지컬(topological) 큐비트는 다르다. 이론적으로는 양자 정보를 공간적으로 분산해 저장하기 때문에 외부 교란에 훨씬 강하다. 만약 이 개념이 실제 장치에서 구현된다면, 오늘날 양자컴퓨터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인 오류정정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양자컴퓨터 업계가 수백만 개의 큐비트를 필요로 한다고 말하는 이유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아름다운 이론이 현실에서도 존재하는지 여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발표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칩은 기존 설계를 전면 수정했다. 초전도 재료는 알루미늄 대신 납을 사용했고, 반도체 구조 역시 새롭게 설계했다. 회사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큐비트의 수명은 밀리초 수준에서 수십 초 수준으로 증가했다. 일부 장치는 1분 이상 안정성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는 사실이라면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세대 교체에 가까운 변화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소재 조합을 찾는 과정에 인공지능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반 소재 탐색 시스템을 이용해 수많은 후보 물질을 분석했고, 그 결과 현재의 구조를 찾아냈다고 설명한다.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이라는 두 개의 미래 기술이 서로를 발전시키는 장면이 현실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과학계는 환호보다 신중함을 선택하고 있다.

이번 발표를 다룬 네이처 논문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은 “회의적(skeptical)”이라는 단어다. 물리학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칩의 성능 자체가 아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관측했다고 주장하는 현상이 정말 마요라나 상태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토폴로지컬 양자컴퓨팅 분야는 오랫동안 논란과 좌절을 반복해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2018년에도 메이저라나 입자 검출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가 이후 논문이 철회되는 경험을 했다. 이 사건은 분야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현재 학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주장에 유난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판자들은 현재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토폴로지컬 상태의 존재를 결정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관측된 신호가 일반적인 반도체 효과나 다른 양자 현상으로도 설명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의 해석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자들이 동일한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양자컴퓨터 산업은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경험해왔다. 구글의 양자 우월성 선언 이후에도 상용화는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는 여전히 먼 미래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2020년대 후반을 실질적인 전환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업계가 공통적으로 “2030년 전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중요한 변화다.

결국 마요라나 2의 진정한 가치는 오늘 발표된 숫자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칩은 양자컴퓨터의 미래가 현재의 기술을 단순히 확장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물리학적 원리를 통해 도약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승자를 단정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추구하는 토폴로지컬 큐비트가 결국 양자컴퓨팅의 성배로 판명될 수도 있고, 수십 년간 이어진 과학적 집념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실패로 기록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메이저라나 2는 양자컴퓨터 산업이 더 이상 이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논쟁의 초점은 “양자컴퓨터가 가능할까”가 아니라 “누가 먼저 실용화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쟁의 한가운데에, 가장 오랫동안 의심받아온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