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중력에서 근육 급감… 0.67g 중력이 중요한 이유
우주 비행이 인체 근육 위축과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특히 미세중력(microgravity) 환경에서는 근육량 감소와 기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우주에서 근육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중력 수준, 즉 ‘중력 임계값’은 지금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국제 연구진은 저중력 환경에서 근육 변화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발표됐으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서로 다른 중력 조건에 노출된 쥐의 근육 기능과 생체지표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총 24마리의 수컷 쥐를 ISS로 보내 약 27~28일 동안 다양한 중력 환경에 노출시켰다. 실험에는 미세중력(μG), 지구 중력의 3분의 1 수준(0.33g), 3분의 2 수준(0.67g), 그리고 인공적으로 구현한 지구 중력(1g) 환경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는 ‘MARS(Multiple Artificial-gravity Research System)’라는 원심분리 기반 인공중력 장치가 사용됐다. 실험 종료 후 연구진은 쥐의 근육량, 악력, 조직 구조, 유전자 발현, 혈장 대사체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앞다리 악력은 미세중력과 0.33g 환경에서 실험 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 0.67g와 1g 환경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중력 부하가 우주 비행 중 근육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중력 변화에 민감한 근육으로 알려진 가자미근(soleus muscle)에서는 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미세중력과 0.33g 환경에서는 근육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0.67g 환경에서는 1g 및 지상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약 0.67g 정도의 중력이 근육 손상을 막는 데 충분한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0.33g 환경에서도 일부 보호 효과가 관찰됐다. 가자미근 근섬유의 평균 단면적(CSA)은 미세중력 환경에서 크게 감소했지만, 0.33g와 0.67g 환경에서는 감소 폭이 비교적 작았다. 이는 0.33g 정도의 중력도 일정 부분 근육 위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또한 저중력 환경에서 나타나는 근육 변화와 관련된 11개의 잠재적 바이오마커도 발견했다. 혈장 대사체 분석 결과, 크레아틴, 젖산, 글리세롤, 글루타메이트 등은 증가했으며, 글리신과 베타인 등 일부 아미노산 관련 대사물질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저중력 환경에서 에너지 대사와 아미노산 대사가 재구성되며 근육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유전자 분석에서도 저중력 환경에서 단백질 합성이 억제되고 근육 위축 관련 경로가 활성화되는 변화가 확인됐다. 반면 0.67g 환경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근육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화성 탐사 계획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38%(0.38g)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이 동일한 생리 반응을 보인다면 장기간 체류 시 근육 위축 위험이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의 중력은 약 0.17g으로 더 낮아 장기 탐사에서는 생리적 영향이 더욱 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수가 제한적이고 젊은 수컷 개체만 사용됐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또한 장기적인 영향은 분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가 악화되는지 또는 안정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바이오마커는 향후 인간 연구를 통해 검증될 경우 우주비행사의 근육 건강을 비침습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근육 질환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진단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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