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우주정거장 안전성 우려 커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발생한 공기 누출 문제가 악화되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들에게 긴급 대피 준비를 지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즉각적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돼 경계 태세는 수 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25년 넘게 운용 중인 ISS의 노후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NASA와 러시아 우주기관 로스코스모스(Roscosmos)에 따르면 지난 5일 ISS 러시아 구역의 즈베즈다(Zvezda) 서비스 모듈에 연결된 ‘PrK 전이 통로’에서 공기 누출이 확대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구역은 화물 우주선이 정박하는 도킹 포트와 연결된 통로로, 2019년부터 미세 균열에 따른 공기 누출 문제가 반복적으로 보고돼 왔다.
최근 점검 과정에서 누출 속도가 기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자 로스코스모스는 보다 광범위한 수리 작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균열 부위 접근을 위해 구조물 일부를 절단하는 과정이 정거장 구조 안전성에 추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NASA가 판단하면서 예방 조치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NASA는 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 5명에게 정박 중인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 우주선 내부로 이동해 ‘세이프 헤이븐(Safe Haven)’ 절차를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세이프 헤이븐은 감압이나 화재, 충돌 위험 등이 발생할 경우 즉시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우주인들을 귀환용 우주선에 대기시키는 비상 대응 절차다.
당시 대피 준비 대상에는 NASA 소속 우주인과 유럽우주국(ESA), 로스코스모스 소속 승무원들이 포함됐다. 반면 러시아 우주인들은 문제 구역 점검과 상태 확인을 위해 정거장 내에 남아 있었다.
이후 로스코스모스가 계획했던 구조물 절단 작업을 중단하고 추가 측정과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NASA는 우주인들에게 정상 임무 복귀를 지시했으며, 현재 ISS 운영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정거장 내부 압력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어 승무원과 장비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누출 규모만으로는 즉각적인 감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단순한 공기 손실이 아니라 균열 자체의 확대 가능성에 있다고 지적한다. 작은 균열이 갑작스럽게 커질 경우 국소적인 구조 파손이나 급격한 감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1998년 조립이 시작돼 2000년부터 상시 운영 중인 ISS의 노후화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PrK 구역 누출 문제는 NASA 내부 안전 평가에서 최고 수준의 우려 항목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NASA와 로스코스모스는 원인 규명과 영구 수리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균열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일부 엔지니어들은 반복적인 우주선 도킹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 피로 누적이나 장기간 우주 환경 노출에 따른 구조 열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ISS는 현재 2030년 퇴역이 예정돼 있으며, 이후 계획된 제어 재진입 절차를 통해 폐기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균열과 공기 누출 문제는 정거장 수명 연장 논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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