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3,700억 투자 승인…산은 포함 정책자금 4,000억 규모
금융위 “민간자금 전부 모집 전 승인 가능”…8,000억 조달 마무리 단계?
핵심은 ‘승인’이 아니라 실제 납입과 민간자금 확약의 실체
국산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를 둘러싼 8,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의 핵심 쟁점이 정부 정책자금의 투자 승인과 실제 납입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지난 5월 28일 퓨리오사AI의 약 8,000억원 규모 증자 사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승인했다. 금융위원회 공식 자료에 따르면 첨단전략산업기금이 3,700억원을 투자하는 구조다. 한국산업은행이 300억원을 투자, 정책금융 몫은 총 4,000억원이다. 나머지 약 4,000억원은 네이버·한국투자파트너스·산은캐피탈·우리지주·한화자산운용 및 해외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민간자금으로 구성된다.
공개된 정부 자료가 확인하는 것은 우선 ‘투자 승인’이다. 금융위는 9월 28일 보도설명자료에서 8000억원 목표 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핵심은 정책자금 투자승인이 어떤 조건으로 실제 납입으로 전환되는지, 민간자금 4000억원이 실제로 얼마나 확약·납입됐는지다.
8,000억원의 구조…정부 승인은 먼저, 민간자금은 별도 모집
조선비즈는 9월 28일 퓨리오사AI의 민간매칭이 지연되면서 국민성장펀드 4,000억원이 4개월째 미집행되고 있으며, 민간자금이 확보되기 전에 정책자금 투자가 승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에 금융위는 같은 날 공식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민간자금 매칭 후 기금투자라는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성장펀드는 공공자금이 민간자금을 끌어오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민간자금이 모두 모집되기 전에도 투자승인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피투자기업이 제시한 자금모집 목표를 달성한 뒤 기금 자금을 납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이 설명에 따르면 투자승인과 실제 납입은 별개의 단계다.
쟁점은 ‘특혜’보다 투자기준의 일관성
확인해야 할 것은 국민성장펀드가 기업별로 어떤 투자확약과 자금조달 증빙을 요구했으며, 퓨리오사AI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는지다.
금융위는 퓨리오사AI에 대한 선행 승인이 국민성장펀드의 마중물 기능을 수행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반면 관련 보도에서는 앞선 국민성장펀드 투자기업들과 퓨리오사AI 사이에 민간투자 확약과 자금 집행 절차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자료는 단순한 투자승인 금액이 아니다. 민간 투자자의 투자의향서(LOI)가 실제 투자확약서(LOC)로 전환됐는지, LOC가 실제 투자계약으로 이어졌는지, 최종적으로 현금이 납입됐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8,000억원이라는 전체 증자 목표가 실제로 달성됐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수출입은행, 별도로 200억원 직접투자
퓨리오사AI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은 국민성장펀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6월 30일 퓨리오사AI가 발행하는 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200억원 규모 직접투자를 결정했다. 수은 설립 이후 벤처기업에 대한 첫 직접투자였다.
이번 투자는 수출입은행법 및 시행령 개정으로 직접투자 요건이 완화된 직후 이뤄졌다. 기존에는 대출이나 보증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투자 중심이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대출·보증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해졌다.
수은은 앞서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리벨리온과 메가존클라우드에도 각각 200억원 규모의 간접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퓨리오사AI에 대한 수은 200억원은 정부가 새롭게 확대한 정책금융 직접투자 기능의 첫 벤처기업 사례라는 별도의 의미를 가진다.
숫자로 드러나는 퓨리오사AI의 자금조달 부담
퓨리오사AI의 대규모 자금조달은 회사가 아직 본격적인 매출 단계에 진입하기 전 대규모 연구개발과 생산 확대 자금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토대로 한 보도에 따르면 퓨리오사AI의 2025년 매출은 57억4,000만원, 영업손실은 624억8,000만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여전히 매출을 크게 웃돈다.
당기순손실은 약 8,333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공정가치 변동에서 발생한 회계상 평가손실이다. 2025년 RCPS 부채는 약 1조4,3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관련 평가손실이 순손실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RCPS를 포함한 자본구조와 계속기업 관련 감사보고서의 ‘계속기업 의문’ 강조사항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향후 핵심은 회계상 손실과 실제 현금흐름을 분리하면서, 신규 자금이 언제 얼마나 들어오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칩 양산 자금 투입…3세대 칩은 2028년
퓨리오사AI가 정책자금 등 확보 자금의 상당 부분은 차세대 AI 가속기 개발과 현재 양산 중인 레니게이드(RNGD)의 생산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5월 투자 승인 당시 퓨리오사AI가 올해 1월부터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5나노 공정과 HBM3를 사용하는 제품의 생산 확대와 함께 2나노·HBM4 기반 차세대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는 같은 날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가속기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차세대 제품은 2나노 컴퓨트 다이와 HBM4/4E를 활용하고 브로드컴의 첨단 패키징 기술을 적용하는 구조다. 양사는 2028년 상반기 샘플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자금조달의 시간축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현재 발생하는 자금 수요와 차세대 제품에서 발생할 미래 매출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투자승인액과 실제 납입액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퓨리오사AI 자금조달 논란에 금융위는 피투자기업이 제시한 자금모집 목표를 달성한 뒤 기금 자금을 납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향후 검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료는 투자승인서가 아니라 실제 납입 내역과 증자 완료 여부다.
금융위는 9월 28일 현재 퓨리오사AI의 8,000억원 자금 유치가 마무리 단계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민간자금 모집과 정책자금 납입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측의 설명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실제 증자 납입자료가 공개되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다.
| 검증 항목 | 확인해야 할 내용 | 현재 상태 |
|---|---|---|
| 승인 당시 민간 확약 수준 | LOI(의향서) 단계였는지, LOC(확약서) 단계였는지 | 비공개 |
| 타 기업과의 기준 비교 | 앞선 투자기업들에 요구한 민간 확약·증빙 기준 | 공식 확인 없음 |
| 납입 조건 | 모집 목표 달성 기준, 미달 시 처리 방식 | 원칙만 설명됨 |
| 실제 납입 내역 | 기금 납입 여부·시점·금액 | 미공개 |
| 증자 완료 여부 | 8,000억원 목표 달성 및 투자계약 체결 여부 | ‘마무리 단계’라는 설명뿐 |
지금 필요한 것은 집행자료 공개
현 시점에서 국민성장펀드가 왜 5월에 3,7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승인했는지, 당시 민간투자 확약 규모, 다른 투자기업과 동일한 심사·집행 기준 적용 여부, 현재 납입 현황 자료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투자의향서(LOI), 투자확약서(LOC), 투자계약, 실제 납입 네 단계는 자료 상에서 분리돼야 한다.
특정 비상장업체에 선별적 투자 승인이 이뤄진만큼 정책금융의 효과성과 절차적 공정성은 검증은 필수다. 공공자금이 의도한 민간자본을 실제로 끌어내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기업별 심사·집행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됐는지 당국이 앞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 질문은 하나다. “4,000억원을 승인했는가”가 아니라 “승인된 정책자금이 어떤 조건에서 실제 납입됐으며, 의도한 민간자금 4,000억원 유치는 이뤄졌는가”이다.
이 숫자가 확인돼야 퓨리오사AI에 대한 국민성장펀드의 8,000억원 증자가 정책금융의 마중물 사례인지, 아니면 민간자금 모집 과정에서 정책자금의 선행 승인이 필요했던 예외적 사례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편집장/ Editor-in-Chief
국가 안보 정책과 연계된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 영향력 있는 분석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핵심 과학기술 연구, 글로벌 안보, 지정학, 해양 전략을 주제로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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